한우농가 “30개월령 이상 美 소고기 수입 결사 반대”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미국 축산업계가 30개월 이상된 미국산 소고기의 수입을 금지하고 있는 한국의 검역 규정을 개선이 필요한 불공정 무역 관행으로 지목하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한국의 소고기 월령 제한을 풀어달라고 요청한 가운데 12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미국산 소고기가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미국 축산업계가 30개월 이상된 미국산 소고기의 수입을 금지하고 있는 한국의 검역 규정 개선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요청한 가운데, 국내 한우 농가들이 "미국의 상호관세 압박에 농민 생존권과 국민 건강권을 담보해서는 안 된다"며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전국한우협회는 12일 성명서를 통해 "향후 ‘아메리카 퍼스트’를 외치는 미국이 30개월령 이상 소고기 수입허용을 요구할 수 있어 현장 한우농가와 국민은 매우 우려하고 있다"며 이처럼 밝혔다.

앞서 미국 전국소고기협회(NCBA)는 11일(현지시간) 교역국의 불공정 무역관행과 관련해 미국무역대표부(USTR)에 제출한 의견서에서 "미국산 소고기에 대한 30개월 연령 제한이 한국에서 민감한 이슈라는 것을 알지만 무시해서는 안 되는 이슈다"고 밝혔다. NCBA는 중국, 일본, 대만은 미국산 소고기의 안전성과 품질을 인정해 한국과 유사한 30개월 제한을 해제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한우협회는 "우리나라에서 광우병(BSE)은 큰 논란이며 매우 민감한 문제"라며 "미국의 BSE는 총 7건이나 발생했으며, 최근 2023년 5월에도 1건 발생한 바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국에서 발생한 BSE가 대부분 30개월령 이상의 소에서 나타났고, 이러한 30개월령 이상의 소고기가 수입 허용된다면 미국산 소고기 자체에 대한 소비자의 불신이 소고기 자체로 이어져 한우의 소비감소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현재 가뜩이나 얼어붙은 민생경제로 내수시장이 무너져 있으며, 한우농가의 경우 4년째 적자에 허덕이며 한계점에 내몰려 있다"며 "이런 상황에 미국산 소고기 관세철폐에 이어 비장벽관세인 ‘개월령’까지 철폐가 요구된다면 더 이상 한우농가가 설 자리는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호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