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운세 보니…” 탄핵정국 불안감 파먹는 유튜브 ‘시국점괘’ ‘시국타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12일 한 유튜브 채널에 정치인들의 사주와 탄핵 심판 선고를 예측하는 영상들이 다수 게시돼있다. 유튜브 캡처

개설 3달만에 구독자 8만명... 월 수입 최대 4000만 원 추정
“불안 높아지자 터무니 없는 미신도 믿는 것, 주의 필요”

“이 사람(윤석열 대통령) 운세는 죽음이에요 죽음. 모든 걸 다 잃게 됩니다. 해외로 도망갈 계획도 세우고 있어요.”

지난 9일 타로로 ‘시국 점괘’를 보는 한 유튜브 채널에서는 ‘윤석열 석방 후 벌어지는 일들’이라는 제목으로 라이브 방송이 진행됐다. 이날 방송에는 8000명 가까운 시청자들이 모여 슈퍼챗(후원)을 쏘며 “윤 대통령 운세에 대해 알려달라”, “헌재 선고 결과 알려주세요”와 같은 질문을 잇따라 올렸다. 이날 두 시간 동안 진행된 방송에서 모인 슈퍼챗은 140만 원에 달했다.

윤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유튜브에서는 무속인이 점괘를 통해 향후 정국을 점치는 ‘시국 점괘’ ‘시국 타로’가 인기를 끌고 있다. 반탄(탄핵 반대)·찬탄(탄핵 찬성) 양 진영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이들의 불안을 겨냥한 유튜브 콘텐츠가 늘어나는 것으로, 미신에 불과한 이들의 점괘가 시청자들의 ‘확증편향(자신의 신념에 부합하는 정보만 취합)’을 강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2일 해당 채널을 살펴보면, ‘윤석열 구속취소 석방 기념’이란 제목의 영상에서 한 무당은 “내 점괘에 따르면 탄핵이 되면 나라가 망해. 근데 조상님이 말하길 이 양반(윤 대통령)은 탄핵될 사람이 아니야”라고 말했다. 해당 채널은 지난해 12월에 개설된 것으로 ‘現 무속인이 예견하는 이재명 대표의 충격적 미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 예언’ 등의 영상을 게시했다. 개설 세 달 만인 현재 8만5800명의 구독자를 확보했다. 유튜브 분석사이트 ‘블링’에 따르면 해당 채널의 한 달 수입을 최대 4000만 원으로 추정했다.

스스로 영험하다고 주장하는 무당 및 타로이스트들이 각 진영에서 듣고싶은 주장을 콘텐츠로 만들면서 조회수를 높이고 있었다. 실제로 이들 방송을 보는 시청자들은 이들에게 위로와 위안을 얻고 있었다. 이들은 적게는 5만 원부터 10만 원의 슈퍼챗을 쏘며 “(대통령이) 탄핵될 거라는 선생님 말씀에 위로를 받았다”고 하거나 “2차계엄 모의 한다고 들었는데 (타로를 통해) 제 불안을 해소해달라”는 등의 요청이 다수 올라왔다. 다른 무속 유튜브 채널에 달린 댓글에도 “선생님은 현실을 정확하게 보고 있을 뿐 아니라 미래를 분명하게 알려주신다” “영험한 무당이다. 나라가 안정되게 해달라” 등의 반응이 잇따랐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정치적으로 불확실한 상태가 지속되면서 시민들의 기저 불안이 높아졌고 이에 따라 터무니 없는 미신도 믿게 된 것”이라며 “위와 같은 영상들을 시청할 때는 확증편향에 빠지지 않고, 미신에 너무 몰입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지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