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영풍, 상호주 의결권 제한”… MBK측 “억지 주장”

고려아연“SMC 영풍 지분 10%
자회사 SMH가 현물 배당받아”

고려아연이 이달 말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영풍과 새로운 상호주 관계가 형성돼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시 주총 때 적용한 고려아연의 상호주 의결권 제한이 위법하다는 법원 판단 이후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상호주 의결권 제한을 재차 강행할 것으로 보여 법적 분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MBK파트너스·영풍 측은 “억지 주장”이라면서 강력 반발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호주의 자회사이자 주식회사인 썬메탈홀딩스(SMH)가 손자회사인 썬메탈코퍼레이션(SMC)이 보유한 영풍 지분 10.3%를 현물 배당받았다”고 13일 밝혔다. 고려아연은 “SMH는 고려아연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완전 자회사이며, SMC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상호주 의결권 제한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상호주 의결권 제한은 두 회사가 10%를 초과해 서로의 지분을 보유할 경우, 각 회사가 상대방 기업에 대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는 제도다. 고려아연은 “이달 말 열릴 고려아연 정기주총에서 영풍의 의결권은 여전히 제한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최 회장 측은 지난 1월 23일 열린 임시 주총 전날 영풍 지분 10.3%를 호주 법인인 손자회사 SMC로 넘겨 순환출자 고리를 만들고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채 신규 이사 선임 안건 등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법원은 지난 7일 “상호주 제한은 상법상 주식회사에 대해서만 성립하는데, 호주 법인 SMC가 주식회사에 해당하는지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임시 주총에서 가결된 안건 중 집중투표제 도입을 제외한 이사 선출, 이사 수 상한 설정 등 안건의 효력이 모두 사라졌다. 최 회장 측과 MBK·영풍 측은 이달 말 정기 주총에서 기존 보유 지분을 기준으로 ‘표 대결’을 벌일 예정이었다.

MBK·영풍 측은 이미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을 신설 유한회사에 넘겨 상호주 의결권 제한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영풍은 지난 7일 법원 판결 직후 자사가 보유하던 고려아연 지분 전량(25.42%)을 신설 유한회사인 와이피씨(YPC)에 현물 출자했다. YPC는 유한회사이기 때문에 상호주 의결권 제한 규정 적용을 받지 않는다는 게 영풍 측 주장이다.

최지영 기자 goodyoung1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