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신혼 천원주택’ 내놨지만… 500가구 공급 그쳐 ‘태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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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미만 신혼 4.6만쌍 달해
출산율 영향 미칠지도 미지수

인천=지건태 기자 jus216@munhwa.com

인천시가 저출산 극복을 위해 신혼부부와 신생아를 둔 가구에 월 3만 원(하루 1000원)의 파격적인 임대료로 ‘천원주택’을 공급해 화제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수요보다 턱없이 부족한 공급량과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며 실제 출산율 반등으로 이어질지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인천시에 따르면 6일부터 14일까지 진행한 천원주택 예비입주자 모집(사진) 결과 500가구 모집에 3681명이 신청해 7.3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천원주택은 인천시가 혼인 7년 이내의 신혼부부와 2세 이하의 신생아를 둔 가구에 시세보다 낮은 임대료를 받고 공급하는 공공임대주택이다. 기존에 인천도시공사가 저소득층과 청년, 신혼부부 등에 공급하던 전용면적 85㎡의 매입임대주택(다세대·연립주택)이 제공된다. 같은 규모의 인천지역 민간주택의 평균 월세가 76만 원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천원주택 임대료는 4%에도 못 미친다.

또 기존 공공임대주택 임대료가 보증금 2000만 원에 월 38만~28만 원인 것과 비교해도 훨씬 저렴하다. 인천시는 매년 이 같은 천원주택 500호를 공급할 계획이다. 올해 시가 예산으로 부담해야 하는 임대료 차액만 15억 원이다. 그러나 이미 인천도시공사가 공급한 임대주택에만 신혼부부 360여 가구가 입주해 있어 이들이 천원주택으로 갈아타면 실제 공급 물량은 이보다 줄 수 있다.

결혼(초혼) 5년 차 미만의 인천지역 신혼부부가 4만6785쌍(2023년 기준)인 것을 고려하면 수요보다 공급 물량이 턱없이 부족한 셈이다. 이 때문에 기존 공공임대주택과의 임차료 격차에 대한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특히, 출산율이 예상만큼 증가하지 않으면 ‘천원주택’ 사업은 전형적인 탁상행정과 예산만 낭비한 생색내기의 표본이란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인천시 0세 신생아는 1541명(11.1%), 32~36세 결혼적령기 인구는 1만1113명(5.5%)이 전년 대비 각각 늘었다. 같은 기간 인천시 전체 인구 증가율은 0.8%다. 이 같은 통계 수치만을 보면 인천시 인구는 출산에 따른 자연인구 증가라기보다 유입에 따른 사회적 요인이 크다고 봐야 한다는 설명이 설득력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