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공시 위반 71%가 ‘지연’ … 제도 간소화를”

한경협 “방대한 자료 제출 요구
제때 공시 못하는 사례 속출”

기업이 투자자와 시장에 주요 정보를 공개해야 하는 공시제도와 관련한 위반 사건 10건 중 7건이 지연 공시라는 분석이 나왔다. 재계는 공시제도가 워낙 까다로운 데다, 방대한 자료를 촉박하게 제출해야 하는 탓에 제때 공시를 하지 못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며 정부에 간소화 방안을 건의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공정거래위원회에 이 같은 내용의 공시제도 개선과제 41건을 전달했다고 18일 밝혔다. 주요 건의 사항은 금융감독원 공시와의 중복내용 삭제, 임원 현황 일부 항목 삭제, 공익법인 공시의무 완화 등 세 가지다.

공정위의 기업집단 현황 공시의 경우, 매년 4~5월 중 공시작성 매뉴얼이 공지되고 5월 중순 설명회를 거쳐 같은 달 말일까지 자료 입력을 완료해야 한다. 한경협은 “대부분의 기업집단은 공시해야 할 자료의 양이 워낙 많아 빠듯한 일정을 맞추기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다”며 “지난해 공정위 공시 위반 135건 중 지연공시가 전체의 71.1%(96건)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고 설명했다.

한경협은 공시 항목 가운데 회사개요와 임원 현황, 종업원수, 이사회운영 현황 등은 금감원 사업보고서 항목과 중복된다고 지적했다. 해당 항목을 삭제하는 대신, 금감원 공시 링크를 병기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또 임원 현황 세부 항목 가운데 임기 만료 예정일과 주요 경력, 소속 하부위원회 등 3개 항목은 이용자가 찾는 경우가 드문 만큼, 삭제를 건의했다. 절차 간소화를 위해 공익법인이 계열사 주식을 기부받는 경우 사후 공시만 하도록 하고 계열사로부터 기부금을 받는 경우엔 공시 대상에서 제외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