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모두 ‘미래’ 말하지만 ‘사과’ 의미 서로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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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일국교 60주년… 우메다 히로시 다쿠쇼쿠대 교수

“일본은 ‘없었던 일로 하자’
한국은 과거반성하라는 뜻
의미차이 이해하는 게 중요”

“미국 방위비분담금 공동대응
‘G7 플러스’ 가입도 추진을”

“사과에 대한 한국과 일본, 두 사회의 생각이 크게 다른 것 같습니다. 일본 사회는 ‘내 아이와 손주 세대까지 계속 사과해야 하느냐’는 생각이 많습니다. 서로가 쓰고 있는 ‘사과’의 의미와 차이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메다 히로시(梅田皓士·사진) 일본 다쿠쇼쿠(拓殖)대 해외사업연구소 조교수는 지난 11일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양국 관계의 걸림돌인 과거사 문제에 대해 이같이 진단했다. 그는 일본 도쿄(東京) 다쿠쇼쿠대에서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를 통해 “일본의 사과는 ‘물에 흘려 내린다’ ‘없었던 일로 하자’는 의미고, 한국의 사과는 ‘과거를 반성하고 역사를 살리면서 미래를 만들어나간다’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한·일 양국이 모두 ‘미래지향’이라는 말을 쓰더라도 두 사회에서 받아들이는 의미는 큰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우메다 교수는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 한·일 양국이 공동 대응해야 한다고 우메다 교수는 제언했다. 우메다 교수는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예로 들며 “한·일 간에 어느 선까지 (인상이) 가능할지 사전 조정이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일) 공동의 이익을 목표로 ‘주요 7개국(G7) 플러스’(가입)를 추진할 수 있다”며 “그렇게 해서 트럼프 정부의 압박에 공동으로 대응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우리 정부는 한국의 높아진 위상에 맞게 G7의 고정적 파트너로 자리매김한다는 ‘G7 플러스 외교’를 추진해 왔는데, G7 50주년을 기념하는 캐나다 앨버타 정상회의(6월)가 적기라고 보고 있다.

우메다 교수는 한국의 정권 교체가 이뤄질 경우 한·일 관계가 흔들릴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기도 했다. 그는 “일본 내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집권을) 경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악몽 같은 상황은 이 대표와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전 경제안보상이 동시에 정권을 잡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내 반일(反日) 감정과 일본 내 반한(反韓) 정서가 극대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에서다. 그는 “정치 지도자가 한·일 관계를 이용하려 했을 때 이에 반응하지 않는 국민을 만들어나가는 기회를 늘리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승현 기자 ktop@munhwa.com, 외교부 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