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뿌리 대전·충남 재통합되면 GRDP 190조 ‘초광역경제권’”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20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충청의 힘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충남도청 제공

■ 문화정책포럼 2025 - ‘대전·충남 통합과 대한민국의 길’ 25일 개최

김태흠 충남지사

“現 17개 시·도 행정체제 수명끝
두지역 합치면 지방소멸도 극복
국가 균형발전 새로운 동력될것”

홍성=김창희 기자 chkim@munhwa.com

지난해 12월 기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르면 수도권과 비수도권 인구 격차는 87만7825명에 달했다. 수도권 인구가 처음으로 비수도권보다 많아진 2019년 당시와 비교하면 인구 격차가 505배로 커졌다. 이 같은 수도권 집중 심화로 인한 지방 존폐 위기 속에 광역권 행정통합이 해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충남도와 대전시는 최근 행정통합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10일 대전·충남 행정통합 민관협의체가 ‘(가칭)대전충남특별시 설치 및 경제과학수도 조성을 위한 특별법’ 초안도 발표했다. 이와 관련, 문화일보는 오는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전·충남 통합과 대한민국의 길’을 주제로 ‘문화정책포럼-2025 지역혁신’을 개최한다. 포럼에 앞서 행정통합을 적극 추진 중인 김태흠 충남지사와 이장우 대전시장에게 통합의 필요성과 기대 효과 등을 직접 들어봤다.

“현행 17개 시·도 행정체제는 수명을 다했습니다. 한 뿌리 한집안이던 충남·대전 통합으로 지역내총생산(GRDP) 190조 원 규모의 헝가리 수준에 필적하는 초광역경제권을 구축할 것입니다.”

김태흠 충남지사는 20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구상을 밝히며 “궁극적으로 충북, 세종까지 통합을 이뤄 인구 560만 덴마크 정도의 단일 경제권을 형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1989년 ‘대전직할시’ 분리 이후 35년 만에 재통합 추진에 대해 그는 “대한민국 국가 대전환의 길목에서 대전·충남이 힘을 모아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 균형발전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 수 있다”며 “충청의 힘으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꿀 것”이라고 역설했다.

‘대전·충남 행정통합이 왜 필요한 것이냐’는 질문에 김 지사의 답은 거침이 없다. 평소 이른바 ‘87체제’가 시효를 다했다는 소신을 피력해온 그는 현재의 행정체제도 수명을 다했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조선 시대만 해도 8도였는데 현재 17개 시·도로 나뉘면서 행정 고비용과 저효율을 낳고 있다”며 “지금의 행정체계는 교통과 통신, 인터넷 발달에 따른 변화를 반영하기엔 역부족이고, 수도권 일극체제로 인한 지방소멸 문제를 해결할 수도 없다”고 단언했다.

김 지사는 ‘충청 대통합’의 로드맵으로 충청광역연합과 충남·대전 행정통합을 투 트랙으로 추진한다는 구상을 제시했다. 충청광역연합을 통해 충청권 4개 시·도가 유럽연합(EU) 형태의 연합으로 가는 동시에 충남과 대전이 먼저 통합해 마중물 역할을 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이장우 대전시장과 지난해 11월 ‘대전·충남 통합 지자체 출범’ 공동선언문을 발표했고, 현재 ‘(가칭)대전충남특별시 설치 및 경제과학수도 조성을 위한 특별법’ 초안이 마련돼 정부 및 국회 협의를 거쳐 법률안을 제정한 뒤 내년 6월 3일 치러지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가칭)대전충남특별시장을 선출할 계획이다.

김 지사는 “충남·대전 통합이 완료되면 인구 360만 명, GRDP 190조 원, 무역수지 1위 경제 규모로 헝가리 수준의 초광역경제권을 구축하게 되는데 이는 무역수지 흑자 전국 1위, 인구 전국 3위, GRDP 세계 60위의 위상을 갖는 것”이라고 통합 비전을 설명했다.

수도권 공룡화와 영·호남 패권 속에 행정의 칸막이로 갈라져 있는 충청권의 현실과 극복 방안에 대한 고민도 피력했다. 김 지사는 “가장 큰 문제는 국책사업 추진의 어려움”이라며 “충청내륙철도 사업이 국가철도망 계획에 반영되지 못한 이유도 한 뿌리 한집안이었던 대전과 충남이 각자 다른 노선을 우선순위로 밀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행정이 따로 움직이면서 중복 투자와 예산 낭비도 크다”며 “대전과 충남이 각자 사업을 추진하다 보니 비효율이 발생하고, 행정체계가 달라 기업 투자에도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고 그간의 고충을 토로했다.

김 지사는 앞으로의 추진과제에 대해 “행정통합이 왜 필요한지, 통합이 되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시·도민들께 확실히 보여드리는 것이 핵심”이라며 “국내·외 사례를 검토하고, 대전·충남의 미래 청사진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공론화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며 문화일보와의 국회 포럼, 권역별 설명회, 지역 언론 홍보, 유튜브·SNS 홍보 등을 통해 필요성과 기대효과를 적극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전충남특별시 출범 이후 정치적 진로에 대해 김 지사는 “단일 단체장으로 가야 할 텐데 충청권과 국가 발전을 위해 기득권을 내려놓을 각오가 돼 있다”며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독단적 사고에서 벗어나 대승적 차원으로 접근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