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와 싸우는 이스라엘도 ‘심리적 내전’?…전 대법원장 “분열 점점 심각해져”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20일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위치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관저 앞에 모인 대규모 시위대가 무장한 경찰과 바리케이드를 사이에 두고 대치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공중·지상 공격을 전격 재개한 가운데,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의 전쟁 등에 관한 이스라엘 내부 여론이 분열하고 찬·반 갈등이 확대되면서 이스라엘도 ‘심리적 내전’ 상태에 접어들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0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에서는 가자지구 휴전 복귀를 촉구하고 국내정보기관 수장 해임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특히 이날 오후 예루살렘에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관저로 행진한 시위대가 관저 앞 바리케이드를 뚫고 진입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에 경찰은 물대포를 쏘고 악취가 나는 ‘스컹크’ 액체를 분사해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이 과정에서 야당 소속 야이르 골란 의원 등 시위 참여자가 쓰러지는가 하면 일부는 다쳐 피를 흘린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 저녁 네타냐후 총리 관저 앞에서 열린 시위에서는 12명 이상이 경찰에 연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아하론 바라크 이스라엘 전 대법원장. X 캡처

이 같은 과격 시위와 강경 진압이 반복되자 이스라엘 일각에서는 나라가 사실상 ‘내전’ 상태로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날 이스라엘에서 가장 존경받는 법조인 중 하나인 아하론 바라크 전 대법원장은 "이스라엘 내부 사회가 이스라엘이 싸우고 있는 8번 째 전선"이라고 말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앞서 이스라엘이 이란 및 대리세력들과 총 7개 전선에서 싸우고 있다고 한 말을 활용한 것이다. 바라크 전 대법원장은 "현재 이스라엘 내부에 심각한 분열이 있다"며 "분열은 더 심해지고 있으며, 탈선한 기차가 ‘내전’을 향해 돌진하는 꼴"이라고 경고했다.

박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