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의 심판… ‘尹 vs 李 정치구도’ 판 깨진다

24일 韓 선고·26일 李 판결
주중 尹 헌재 선고 가능성도

찬탄-반탄 심리적 내전 상태
尹만 퇴장 혹은 李만 퇴장 등
어떤 결과 나와도 혼란 전망

다음 주 향후 정국의 향방을 가를 운명의 한 주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덕수 국무총리 탄핵심판 선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항소심 선고가 예정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역시 이르면 다음 주 중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결과에 따라 윤 대통령과 이 대표가 함께 공멸하는 ‘동귀어진(同歸於盡)’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채진원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교수는 21일 “3월 마지막 주가 한국 정치사에서 유례없는 ‘사법 슈퍼 위크’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헌법재판소는 24일 한덕수 총리의 탄핵심판을, 서울고법은 26일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항소심 선고를 한다. 이미 역대 대통령 탄핵 사건 중 최장 기간 심리 기록을 세운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가 다음 주 후반 나올 수 있다.

이 대표가 항소심에서 피선거권이 박탈되는 유죄 선고를 받는다면, 정치적 타격을 피하기 힘들다. 여권은 물론, 비명(비이재명)계를 중심으로 대선 후보로 부적합하다는 비판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주류는 항소심 재판 결과와 상관없이 이 대표를 밀고 간다는 기류가 강하다. 한 친명(친이재명)계 강성 의원은 “항소심에서 유죄를 받는다면, 이 대표를 중심으로 더 결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윤 대통령의 경우, 탄핵심판이 인용된다면 파면돼 공식적인 정치적 지위는 사실상 끝이 난다. 다만 탄핵 국면에서 극우를 중심으로 한 진영 결집의 중심이 되며 상황에 따라 장외에서 정치적 영향력을 보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대통령과 이 대표, 양측이 ‘너 죽고 나 살자’ 식의 승패 없는 결투를 펼치고 있다”며 “이대로면 둘의 운명을 넘어 대한민국의 위기이고, 다음 대선 이후까지 혼란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우 기자 krust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