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역대 두번째 흑인사령관… 베트남전 참전 아버지 보고 ‘군인 꿈’ 키워[Leadership]

■ Leadership - 신임 제이비어 브런슨 사령관은

1990년 임관한 35년차 베테랑
美 육군 모든 직급 지휘관 역임

지난해 12월 부임한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 겸 유엔군사령관은 35년 차 베테랑 군인이다. 그는 1990년 임관해 10산악사단 부사령관, 18공수군단 참모장, 1군단 사령관을 역임하는 등 미 육군 주요 지휘관 자리를 거쳤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도 여러 차례 근무했다.

브런슨 사령관은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사령관에 이어 역대 두 번째 흑인 사령관이다. 버지니아주 햄프턴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하고, 1990년 보병 장교로 임관했다. 아버지 앨버트 브런슨은 베트남전에 참전한 예비역 육군원사다. 브런슨 사령관은 그런 아버지를 보며 군인의 꿈을 키웠다고 한다. 그는 과거 한 인터뷰에서 “나는 아버지가 하시는 일을 보고 자랐기 때문에 군인이 아닌 다른 것이 되고 싶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의 쌍둥이 동생 라하비에 브런슨과 타비 브런슨 역시 군인이며, 아내 커스틴 브런슨도 예비역 대령으로 최초의 흑인 여성 육군 판사다. 커스틴과의 사이에서 1남 2녀를 두고 있다.

부임 3개월 차 신임이지만, 브런슨 사령관의 어깨는 무겁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올려야 한다고 주장해온 만큼 브런슨 사령관 임기 동안 재협상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탄핵 정국으로 혼란스러운 국내 정세, 미·북 협상 가능성, 북한의 도발 위험, 러·우 전쟁의 변동성이 높은 가운데 부임한 것도 부담 요소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한 경쟁 속에서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하는 것도 그의 또 다른 과제로 꼽힌다. 브런슨 사령관은 지난 1월 합동참모본부를 방문해 “3국 훈련의 추동력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역내 안정은 지속 발전하는 한·미·일 안보협력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2월 취임사에서는 “한미동맹은 변화무쌍한 세계에서 안전과 힘의 등대”라며 “현재의 도전 과제에 대응하고 내일의 불확실성에 대비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실전적인 연합·합동 연습으로 어떤 위협에도 대응할 태세를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시영 기자 siyoung2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