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경북대 복귀율 절반 안돼… 대규모 제적 우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텅 빈 의대 복도… 지난 21일 연세대·고려대 등 복학 신청을 마감한 5개 대학을 시작으로 이번 주 중 주요 의대들이 1학기 등록을 마감하는 가운데 서울 시내 한 의대 텅 빈 복도에 한 학생이 걸어가고 있다. 뉴시스

■ 연대 등 5곳 제적통보서 발송

학교측 ‘학생 꼼수복귀’ 막으려
“수업까지 참여해야 ‘복학’ 인정”

고대, 26일까지 복귀 원서접수
정부, 일부 ‘복학방해’수사의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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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등록·복학 신청을 마감한 연세대, 고려대 등 5개 의대에서 전체 재학생의 절반 안팎이 복귀하기로 결정했지만 아직 돌아오지 않은 학생도 상당수여서 대규모 유급·제적이 현실화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복귀한 의대생들이 수업을 정상적으로 들어야만 ‘복귀’로 인정하겠다는 방침인 만큼 수업 정상화 여부에 따라 2026학년도 의대 모집 정원이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24일 문화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까지 연세대의 55%, 고려대의 경우 40%가 복학 및 등록 신청을 완료한 상태다. 고려대 의대의 경우 마감 기일이었던 지난 21일 오후 기준 군 입대 신청 약 100명, 복학 등록 150여 명으로 집계됐는데 등록 창구를 이날 자정까지 계속 열어둬 복귀자가 소폭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고려대는 오는 26일까지 복학 원서를 받기로 했다. 경북대도 40%가 복귀한 것으로 파악됐다.

등록·복학 신청을 하지 않은 학생들에 대한 행정 절차도 이날부터 시작된다. 미등록 학생들 역시 상당수여서 전례 없는 대규모 유급·제적처리가 이뤄질 전망이다. 일부 강경파 의대생들은 ‘등록하지 말라’면서 미등록을 압박하고 있다. “학교가 절대 우리를 제적하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그 배경이다. 의대생들은 지난 7일 교육부의 의대 정상화 방침 발표 이후 ‘1년 내내 마지막 기회’ ‘정부에 속으면 바보’라는 반응을 쏟아냈다. 하지만 정부와 대학이 “이번에는 절대 학사 유연화가 없다”는 원칙을 내세우고 있어 이번에는 유급·제적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일부 학생들 사이에서는 복학 신청을 하거나 등록한 후 최저 학점만 수강 신청하고, 이후 수업을 거부하는 방식도 논의되고 있다. 일단 제적만 피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것을 진정 ‘의미 있는 복귀’로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앞서 교육부는 3월 말까지 의대생 전원이 복귀하면 내년도 의대 모집인원을 증원 이전 규모인 3058명으로 동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와 대학당국의 강경 대응에 휴학을 강요하는 사례가 계속되고 있다. 최근 고려대 학생단체 소속 학생들은 학년별 온라인 단체 대화방에 2025학년도 1학기 등록금을 내지 않았다는 실명 인증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학생들 복귀를 방해했다. 교육부는 이들에 대해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전날 밝혔다. 연세대에서도 익명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비슷한 움직임이 관측된다. 동맹 휴학에 참여하지 않는 이들에 대한 사실상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배척하겠다는 것이다. 한 교육계 관계자는 “사람을 살리겠다는 의사가 될 아이들이, ‘살생부’를 만드는 게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김현아·권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