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발전도 규모가 돼야 가능… 이젠 통합이 이익인 시대”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문화정책포럼 2025 지역혁신’에서 패널토론이 진행되고 있다. 왼쪽부터 권혁주 한국행정연구원장, 정재근 대전·충남 행정통합 민관협의체 공동위원장, 최진혁 충남대 도시·자치융합학과 교수, 박경현 국토연구원 국가균형발전지원센터장, 채원호 가톨릭대 행정학과 교수, 박연병 행정안전부 자치분권국장. 문호남 기자

■ 문화정책포럼 2025 <대전·충남 통합과 대한민국의 길> - 전문가들 패널토론

“분절적 성장구조 극복 필요
지역 묶어서 경쟁력 키워야”

“중복행정·비효율 문제 부각
대전·충남 통합은 시대소명”

“여야, 광역경제 체제 합의해
비전·미래지도 함께 그려야”

2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문화정책포럼 2025 지역혁신’에서 전문가들은 행정 체제 분리의 이익보다 통합의 이익이 더 큰 시대가 왔다고 진단하고, 수도권 비대화와 지역 간 중복 행정 등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대전·충남 행정통합’은 시대적 소명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날 포럼에서는 권혁주 한국행정연구원장을 좌장으로 정재근 대전·충남 행정통합 민관협의체 공동위원장, 최진혁 충남대 도시·자치융합학과 교수, 박경현 국토연구원 국가균형발전지원센터장, 채원호 가톨릭대 행정학과 교수, 박연병 행정안전부 자치분권국장이 참석해 대전·충남 통합을 위한 선행조건과 장애요인 및 극복방안 등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정재근 위원장은 “행정 체제는 분리와 통합을 반복해온 역사이며 이 두 가지는 각각의 이익이 있다”면서 “이제는 분리의 이익은 사라지고 통합의 이익이 부각되는 시기가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역이 혁신을 하려면 결국 일정 규모가 돼야 하고, 지역의 대학과 산업·토지·인적 자원 등이 하나로 어우러져야 이뤄낼 수가 있다”면서 “대전과 충남이 합쳐지면 충분히 그렇게 될 수 있고, 이는 시대적 소명”이라고 평가했다.

박경현 센터장은 “지역발전 정책들이 시·군별로 쪼개지고 시·도별로 갈라져서는 큰 기대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며 “개별적이고 분절적인 성장 구조를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 바로 ‘행정통합’이며 충남과 대전 두 지역을 묶어 보다 나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채원호 교수도 과거 일본의 사례를 예로 들며 “지금은 재정적으로 매우 어려운 시대인 데다 중복 행정이나 비효율 문제가 계속 지적되고 있어 행정통합이 필요한 시기”라며 “중복 행정을 피하고 자원 배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대전·충남 행정통합의 당위성은 충분히 인정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행정통합을 위해서는 해당 지방자치단체장들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정재근 위원장은 “여러 차례 행정 권역별 시·군 통합을 시도하면서 느꼈던 점은 자치단체장들의 의견이 갈리면 추진이 어렵다는 것”이라며 “해당 지자체장들의 의견만 모아지면 일단 70%는 넘어선 것이고, 나머지 30%는 정치권에서 관련법이나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충남 행정통합 완성을 위해 남은 과제로는 정치권의 결단과 지역주민과의 소통이 꼽혔다. 최진혁 교수는 “정치권에서 풀어야 할 과제들이 상당수 남아 있다”며 “여야가 합의해서 경쟁력 있는 광역경제권 체제를 만들어내고 대한민국의 미래 지도를 함께 그려 나가는 게 선행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경현 센터장은 “두 지역이 분리돼 있어 생기는 문제점은 무엇이고, 행정통합이 됐을 때 지역발전이 어떻게 구현될 수 있는지에 대해 명확한 비전을 보여줘야 바람직한 행정통합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채원호 교수도 “총론적으로는 당위성에 합의가 됐다고 하더라도 각론으로 가면 수없이 많은 실천 방안들로 인해 의견이 갈릴 수 있으므로 이를 잘 조율해가는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했다.

정부 측에서는 대전·충남 행정통합에 대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화답했다. 박연병 국장은 “정부는 지역 주도의 광역 통합에 대해 적극 지원하겠다는 게 기본적인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현재로서는 시·군·구 통합을 지원하는 법령과 제도적 체계는 갖고 있지만, 광역자치단체 간 통합에 대해서는 전례가 없는 상황”이라며 “절차와 지원 방식들을 어떻게 설정하고 장애물들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향후 행정통합으로 실질적인 효과를 내기 위해선 중앙정부가 가지고 있는 권한을 지방으로 이양하는 작업이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박연병 국장은 “주민 공감대가 형성되고 법률안이 만들어지면 통합만으로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겠지만, 어떻게 하면 중앙부처의 권한을 효과적으로 이양시킬지가 쟁점이 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조율도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준구·박성훈·김군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