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청년 소멸 위기에… 너도나도 ‘대학등록금 지원’ 추진

■ 지자체들, 관련 조례 잇단 제정

영광 200만·횡성 300만원 등
연 수십억 투입 속 실효성 의문

영광=김대우·화천=이성현 기자, 전국종합

올해 전국 4년제 대학 190곳 중 131곳(69%)이 일제히 등록금을 인상한 가운데 소멸위기에 처한 시군 단위 지방자치단체들을 중심으로 대학생 등록금 지원사업이 확산하고 있다. 대학생 자녀를 둔 가정의 가계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가속화하는 청년 인구 유출을 막고 지역 정착을 유도하겠다는 의도다.

26일 각 지자체에 따르면 전남 영광군은 지역 인재 육성 등을 명목으로 ‘대학생 등록금 지원 조례’ 제정을 추진 중이다. 영광에 3년 이상 주소를 둔 보호자의 대학생 자녀에게 학기당 최대 200만 원의 등록금을 지원하는 내용이다. 재원은 ‘인재 육성 기금’으로 충당하며 올해 2학기부터 지급을 목표로 한다. 영광군은 군내 고교 졸업생(2024년도 380명) 약 80%가 대학에 진학하는 점 등을 고려해 연간 12억 원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앞서 전남 장성군은 지난 2023년 관련 조례를 제정해 대학생 1인당 최대 200만 원의 등록금을 지원하고 있다. 지원기준은 30세 이하, 직전 학기 12학점 이상(C 학점 이상) 이수, 보호자가 3년 이상 장성에 주민등록을 두고 거주 등이다. 군은 2023년 2학기부터 학기당 220∼250명씩, 지금까지 총 689명에게 6억7000만 원(1인 평균 150만 원)을 지원했다. 군 관계자는 “타 지역 학부모들의 문의가 많다”고 말했다.

강원도에서는 2019년 화천군이 전국 최초로 대학생 등록금을 지원한 이후 타 지자체로 확산하고 있다. 평창군은 2022년부터 대학등록금 실납입액 전액 지원사업을 추진 중이며 2023년 이 정책을 도입한 양구군은 올해 보호자 거주 요건을 완화해 대상을 확대했다. 횡성군은 만 30세 미만 대학생에게 최대 300만 원을 지원한다. 이들 지자체 외에도 경남 통영시, 인천 강화군, 전북 고창군, 경기 고양·이천시 등이 관련 조례를 제정해 등록금을 지원하고 있다.

다만 지자체들이 대학생 등록금 지원사업에 연간 수십억 원의 재원을 투입하고 있지만 청년 인구 유출을 막기엔 역부족인 실정이다. 화천군의 경우 대학생 연령대인 19∼25세 인구가 2019년 2544명에서 2022년 1944명, 지난해 1735명으로 감소했다. 장성군도 19∼25세 인구가 2023년 2371명에서 지난해 2197명으로 줄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당장 효과가 없더라도 장기 인구정책 과제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