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신저 기밀유출’ 논란에… 왈츠 “내게 전적인 책임”

트럼프 “심각한 일 아냐” 두둔
CIA국장 “기밀 없었다” 수습

민주 “중대 실수” 강력 비판

워싱턴=민병기 특파원 mingming@munhw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 ‘군사 기밀 민간 메신저 논의 및 유출’ 사건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대하자 사태 진화에 나섰다. 기자까지 초대된 채팅방에서 예멘 후티 반군에 대한 공습 계획을 공유한 사건으로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사퇴론까지 제기되자 “심각한 일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하지만 공격 기회를 잡은 민주당의 공세가 거세고, 전직 외교·안보 라인 인사들도 고개를 저을 정도로 어이없는 사건이어서 파문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NBC 뉴스와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2개월 사이에 발생한 유일한 흠집”이라며 “심각한 일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그는 민간 메신저 ‘시그널’ 채팅방에 시사 주간지 애틀랜틱의 제프리 골드버그 편집장을 초대하는 실수를 저지른 사람은 왈츠 보좌관 사무실의 직원이었다고 밝히며 “왈츠는 교훈을 얻었다. 그는 좋은 사람”이라고 옹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식에 배석한 왈츠 보좌관을 가리키며 “매우 훌륭한 사람을 비판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알기로는 기밀 정보는 없었다. 그 앱은 정부의 많은 사람, 언론의 많은 사람이 사용한다”고 말했다. 채팅방에서 후티 공습이 논의된 시점에는 이미 공격이 진행 중이어서 기밀이 아니었다는 취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골드버그 편집장이 채팅방에 들어가게 된 경위에 대한 조사를 왈츠 보좌관에게 지시했다.

사건에 연루된 외교·안보 라인도 수습에 나섰다.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이날 상원 정보위원회에서 “합법적이며 기밀 정보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민간 메신저를 사용한 것에 대해 “시그널은 완전히 허용되며 (시그널 사용은) 이전 정부부터 있었던 관행”이라고 밝혔다.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도 “시그널 대화에서 어떤 기밀 정보도 공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 존 오소프 상원의원은 “중대한 실수”라고 공격했고, 정보위의 다른 민주당 의원들도 “황당한 일(마이클 베넷)”, “부주의에 절차 위반(마크 워너)” 등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왈츠 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나에게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며 “우리는 이 일이 어떻게 일어났는지를 알아내기 위해 최고의 기술 전문가들을 고용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