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CEO 2년만에 방한… KT·HD현대 등 ‘전방위 AI 협력’

KT와 함께 경쟁력 강화 전략
HD현대, 조선·AI 접목 논의
LG전자·아모레퍼시픽도 회동

글로벌 빅테크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티아 나델라(사진) CEO가 2년 만에 방한, 국내 주요 기업 CEO들과 광폭 회동에 나섰다. 한국 법인이 주최하는 자사 행사 참석을 넘어 국내 주요 기업 경영진과의 연쇄 회동으로 한국 시장에서 인공지능(AI) 협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적 행보로 풀이된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나델라 CEO는 전날 오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 사옥에서 진행된 KT 행사에 참석해 김영섭 KT 대표·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등과 회동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MS 출신으로 지난해 KT로 영입된 정우진 전략사업컨설팅부문장 등이 배석해 양사 공동 사업 현황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KT 고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우리나라 산업계에 인공지능전환(AX)을 진전시키기 위해 협력하는 내용을 논의했다”며 “대한민국의 AI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 역시 오갔다”고 말했다. HD현대는 조선·에너지·건설 등 산업군 전반에 AI 기술을 접목해 디지털전환(DX)을 추진 중이다.

나델라 CEO는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과도 서울 모처에서 30분가량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김승환 아모레퍼시픽 대표 등 경영진이 동석한 자리에서 AI 기술이 미래 뷰티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에 대한 견해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에는 조주완 LG전자 사장과 현신균 LG CNS 대표 등도 만난다. LG전자와의 경우 지난 1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전시회 ‘소비자가전쇼(CES) 2025’에서 AI 분야 전략적 협력 방안을 논의한 데 이어 이번 회동에선 보다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테이블에 올라올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AI 데이터센터 분야에서 협업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조 사장은 전날 주주총회 후 취재진과 만나 나델라 CEO와의 회동에 대해 “사전에 그와 여러 번 만났다”며 “이번 만남의 주요 내용은 AI 에이전트 공동 개발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델라 CEO는 이날 서울 강남구 aT센터에서 열리는 ‘MS AI 투어 인 서울’ 키노트 세션에서 ‘AI 혁신의 시대, 변화 주도하기’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업계 관계자는 “AI 투어는 전 세계를 돌면서 하는 행사지만 나델라 CEO가 직접 방문하는 국가는 몇 개 안 된다”며 MS가 한국에서의 AI·클라우드 사업을 중요하게 보고 있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이예린 기자 yr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