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구룡마을 조감도. 서울시청 제공
서울시, 31일 설계공모 당선작 공개
신혼부부 ‘미리 내 집’ 600가구 포함
하반기 빈집 철거 시작, 2029년 완공 목표
서울 강남 지역에 마지막 남은 ‘판자촌’으로 불리는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이 3800가구 규모 자연친화적 주거단지로 재탄생한다.
서울시는 31일 구룡마을 도시개발사업 설계공모 당선작을 공개하고,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낸다고 밝혔다. 오는 2029년 완공을 목표로 청년, 신혼부부, 노년층 등 전 세대가 공존하는 단지로 조성할 방침이다.
구룡마을은 1970∼1980년대 강남권 일대가 개발되자 철거민 등 소외 계층이 이주하면서 형성된 무허가 판자촌이다. 여러 갈등으로 장기간 개발이 지연되며 주거환경은 낙후되고 화재, 홍수 등 자연재해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2012년 8월 최초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개발 방식에 대한 의견차 등으로 난항을 겪었고, 2014년 12월 공공 주도의 수용 방식으로 재추진하기로 결정하면서 사업이 다시 본궤도에 올랐다. 이어 2016년 도시개발구역 재지정, 사업시행자 선정 등이 진행되며 본격적인 개발사업에 착수했다. 이후 토지주 및 무허가 판자촌 거주민과의 보상 협의를 거쳐 지난해 5월 개발계획 변경안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개발계획 변경 당시 용적률 상향(제2종→ 제3종 일반주거지역) 등 규제 완화를 통해 기존 2838가구에서 3520가구로 늘렸다. 기존 거주민 재정착을 위한 임대주택 1107가구와 장기전세, 공공분양 등으로 구성된다.
아울러 서울시는 이번 설계공모 당선작의 새로운 토지이용계획을 근간으로 개발계획을 변경할 방침이어서, 주택 공급 규모는 약 3800가구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저출생 대응을 위한 ‘미리 내 집’은 600가구 이상 규모로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는 개발이익을 공공으로 환수해 투기 세력을 차단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사업 시행자인 SH 주관으로 지난해 말부터 약 3개월간 진행된 설계공모에는 5개 업체가 참여했다. 이 중 ㈜디에이그룹엔지니어링(대표)과 ㈜행림종합건축사사무소(공동) 컨소시엄이 당선됐다. 이들은 "구룡마을을 외부 환경의 변화와 충격에 흔들리지 않고 스스로 적응하고 진화하는 새로운 시대의 도시모델인 ‘자가면역 도시’로 발전시키겠다"고 제안했다. 당선된 업체는 공공주택의 기본 및 실시설계권을 받는다.
또 서울시는 구룡마을을 대모산, 구룡산 등 주변의 자연환경과 어우러지고 주민 편의를 위한 다양한 편의시설을 갖춘 고품질 자연 친화적 마을로 조성할 계획이다.
공원, 녹지, 의료·연구 및 교육시설 등을 도입해 양재대로 때문에 도심지와 물리적으로 단절됐던 지역을 주변과 연결된 상생마을로 탈바꿈시킨다. 초등학교 1개, 근린공원 및 소공원 및 주민 편의시설 등 기반 시설이 들어설 예정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구룡마을 도시개발사업은 보상비만 약 1조 원에 달한다. 현재 토지 및 지장물 소유자들에 대한 협의보상 절차가 마무리단계에 접어들었다.
서울시는 현재 수용재결 과정에 있는 보상절차를 올해 상반기에 마무리하고, 하반기에 빈집부터 부분 철거를 시작할 계획이다. 수용재결 절차란 토지 등 소유자와 사업시행자 간의 보상협의가 성립되지 않을 때 ‘토지보상법’에 의해 지방토지수용위원회 조사 및 심리를 거쳐 보상금액을 재결하는 것이다. 토지의 경우 지난해 12월 토지 수용재결 결정에 따라 재결금 지급 및 공탁을 완료했다. 지장물에 대해서는 올해 7월까지 보상절차를 마칠 예정이다.
2023년 11월 30일 공고한 이주 대책에 따라 현재 1107가구 중 736가구가 선이주했으며, 서울시는 남은 371가구(실제 거주 206가구)를 대상으로 이주를 독려하고 있다. 시는 2023년 5월부터 임시이주 추가 지원 대책을 마련해 임시이주 신청자를 대상으로 임대보증금 전액 면제, 임대료 감면률 확대(40%→60%, 차상위계층 및 기초생활수급자는 100% 감면) 등을 시행 중이다.
김창규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구룡마을은 오랫동안 개발이 지연되어 주거환경이 날로 악화되고, 잦은 재난으로 위험에 노출되어 있는 곳으로 빠른 사업 추진이 필요한 서울시의 숙원사업"이라며, "보상 및 이주 등 관련 절차를 신속 추진해 빠른 시일 내 양질의 주택 물량을 충분히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김성훈 기자
;){kind=lin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