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적십자, ‘미얀마 강진 최고등급 비상’ 선포

긴급의료지원 800만달러 요청
미얀마 군정 “사망자 2028명”

사망자가 2000명을 넘어선 미얀마 강진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와 국제적십자사연맹(IFRC) 등 국제기구가 최고등급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72시간인 지진 구조의 골든타임(한국시간 31일 오후 3시 20분)이 임박했지만 장비 부족으로 구조가 더디게 진행되면서 사망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0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유엔 산하 WHO는 미얀마 강진 피해 대응을 위해 긴급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800만 달러(약 117억 원)의 긴급 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WHO는 이날 “우리는 이번 사태를 긴급 대응 체계에서 가장 높은 등급인 ‘3급 비상사태’로 분류했다”며 “미얀마 내 부상자와 외상 환자가 많고 의료 환경이 열악해 질병 확산 위험이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WHO는 향후 30일간의 긴급 의료 지원을 위해 800만 달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IFRC도 미얀마 강진 피해를 돕기 위해 1억 스위스프랑(약 1669억 원) 규모의 긴급 모금 캠페인을 시작했다며 “향후 24개월 동안 10만 명(2만 가구)에게 생명 구호와 초기 복구 지원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규모 7.7의 강진과 계속되는 여진으로 피해 현장의 구조 작업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도로 붕괴 등으로 구조 장비 지원이 제때 이뤄지지 못해 구조대와 많은 사람이 맨손으로 건물 잔해를 파헤치는 상황이다. 미얀마 군사정권 최고 기구인 국가행정위원회(SAC)는 지진 사망자를 2028명으로 파악했지만 골든타임이 지나면 사망자가 급증할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은 사망자 수가 1만 명을 넘어설 가능성이 71%, 10만 명 이상일 가능성이 36%라고 추산했다.

이종혜 기자 ljh3@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