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구호 손길 내미는데… 미얀마 군부는 반군 폭격

구호품 피해지역에 못갈 우려
“국민 고통받는데 전쟁만 집중”

미얀마 지진 피해 수습을 돕기 위한 국제사회와 세계 각국의 구조 인력과 물품도 속속들이 도착하고 있다. 반면 각국에 지원을 요청한 미얀마 군부는 반군부 저항세력에 대한 폭격을 이어가면서 “자국민 구호보다 전쟁에 집중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30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현재까지 중국, 러시아, 인도, 태국,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이 미얀마로 구호물자와 함께 인력을 파견한 상태다. 이날에는 홍콩에서 출발한 51명의 구조팀이 미얀마에 도착했다. 미국도 미얀마 내 인도주의 단체를 통해 200만 달러(약 29억4100만 원)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미국은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폐쇄하다시피 한 미국국제개발처(USAID) 소속 구호팀을 미얀마로 보낼 방침이라는 내용의 성명도 냈다. 영국도 1000만 파운드(약 190억5810만 원) 지원을 약속했다. 다만 이러한 구호 물품과 인력, 자금이 아직 만달레이나 사가잉 등 주요 피해 지역에 도달하지 못해 피해 주민들이 심각한 식량, 식수, 전기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한편 미얀마 군부는 전 세계가 자국 지진 피해자 구호에 나선 상황에 반군부 저항 세력을 겨냥한 공습을 지속했다. 이날 AP통신과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군부는 지진이 발생한 지 3시간도 채 지나지 않은 28일 오후 3시 30분쯤부터 이날까지 만달레이에서 북동쪽으로 약 100㎞ 떨어진 나웅초와 태국 접경지역 등을 광범위하게 폭격했다. 해당 폭격으로 인해 최소 7명의 사망자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군부에 저항하는 임시정부인 국민통합정부(NUG)는 성명을 내고 정부가 자국민 구호보다 폭격에 집중한다고 비난하며 지진 피해지에서 방어적인 행위를 제외하곤 2주일 동안 군사작전을 정지한다고 선언했다. 미얀마에서 가장 오래된 소수민족 무장단체인 카렌민족연합(KNU)도 군부를 향해 “국민들이 지진으로 엄청난 고통을 받는 와중에도 정부는 민간 지역을 겨냥한 공습을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상훈 기자 andre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