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면허반납 2%뿐인데… 정부 대책은 현금지원 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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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50년 고령 운전 983만명 전망
정부 면허반납 유인책 효과 없어
노년 이동성 보장 근본대책 필요

오는 2050년 고령 운전자가 전체 면허자의 30%를 넘어서는 약 980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관련 안전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정부는 사고 예방을 위해 금전적 혜택을 통한 고령자 면허 반납을 유도하고 있지만 반납률은 평균 2%대에 불과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령자의 이동권을 보장하면서도 실효성까지 두루 갖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실정이다.

1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고령 운전자 교통안전 국내외 정책과 입법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면허 소지자 중 고령 운전자 비중은 14.9%(517만 명)로 2015년(7.6%)보다 7.3%포인트 증가했다. 향후 2050년에는 31.1%(983만 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교통사고는 전체적으로 감소하고 있지만 고령 운전자 사고는 증가세다. 고령자 사고는 2015년 1만5190건에서 2023년 3만9614건으로 2.61배 늘었다. 건수당 사망자 비율을 나타내는 치사율도 연령대 중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해 7월 60대 운전자가 시청역 인근에서 역주행한 사고에서도 9명이 사망한 바 있다.

정부가 내놓은 고령 운전자 대책은 운전면허 반납이다. 지난 2018년 부산을 시작으로 1회에 한해 10만 원 등 현금이나 지역화폐 등 금전적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반납을 유도하고 있다. 아울러 면허 갱신주기를 단축하고 교통안전 교육 등을 의무화하는 방식으로 면허 관리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면허 반납률이 2.4%에 불과하다.

문지은 국회예산정책처 분석관은 “고령자의 이동성이 충분히 담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장기적으로 운전면허를 포기한 대가가 충분하지 않다”며 “교통 소외지역 등 고령자의 대중교통 이동수단 확보를 병행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이 하나만으로 미숙한 운전자 여부를 판단하는 획일적 대책도 경계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고령자를 대상으로 심리 재검사를 실시해 역주행 사고 위험을 판별하는 방안 등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주 기자 joo47@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