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테슬라 주가 반토막, 내 책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獨 테슬라 매장 ‘페인트 테러’ 31일 독일 베를린 테슬라 판매장 벽면에 파란색 페인트가 칠해져 있다. 한 독일 시민단체 회원들이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정치 활동을 비판하기 위해 페인트를 칠한 것으로 알려졌다. EPA 연합뉴스

“DOGE 활동, 많은 대가 치러
장기적으론 낙관… 매수 기회”

州대법관선거 등 정치외도 지속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정부효율부(DOGE)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테슬라 주가 급락에 대한 자신의 책임을 인정했다. 다만 장기적으로 주가는 안정될 것이라며 투자를 독려했다.

31일 블룸버그통신, 인베스터스비즈니스데일리(IBD) 등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전날 저녁 위스콘신주 그린베이에서 열린 주 대법관 선거운동 타운홀 행사에서 “DOGE 활동이 내게 많은 대가를 치르게 하고 있다”며 “이는 매우 돈이 많이 드는 일(very expensive job)”이라고 밝혔다. 이어 “DOGE 활동을 반대하며 테슬라 매장과 차량 등을 공격하는 이들이 있다”며 “테슬라 주가가 거의 절반이 됐고 이것은 큰일”이라고 말했다. 머스크 CEO는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테슬라 주식이 잘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그래서 아마도 지금이 매수 기회”라고 말했다.

테슬라 주가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고 한 달여 뒤인 지난해 12월 17일 479.86달러(약 71만 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2기 행정부가 출범한 뒤 머스크 CEO가 DOGE 활동을 시작하면서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해 지난 28일 종가 263.55달러 기준으로 최고점 대비 45% 넘게 떨어진 상태다. 한때 1조3000억 달러를 기록했던 테슬라 시총은 8335억 달러로 급감했다.

테슬라 주가 하락은 머스크 CEO의 인정처럼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 CEO 간 밀착 때문으로 분석된다. IBD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밀한 관계가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준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유럽의 우익 정치인들을 포용하는 것이 문제”라고 짚었다. 또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증권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통신에 “관세로 인한 승자는 아무도 없다”며 “테슬라조차 관세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어 언젠간 가격을 인상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테슬라 경영 환경이 악화하는 와중에도 머스크 CEO가 ‘정치 외도’를 이어가고 있어 테슬라 주가 반등 모멘텀을 잡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머스크 CEO에 대한 반감으로 세계 곳곳에서 테슬라 전기차 방화 사건이 발생하는 등 테슬라 브랜드 이미지는 악화하고 있다. 이 와중에도 머스크 CEO는 위스콘신주 대법관 선거전에 뛰어들어 보수 성향 후보의 당선에 힘을 쏟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공화당이 지지하는 브래드 시멀 후보 당선을 위해 머스크 CEO가 투입한 자금은 1400만 달러 이상이라고 지역신문 밀워키저널센티널은 전했다.

정지연 기자 jjy0725@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