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 없는 날씨에… 패션업계 ‘실시간 기후 맞춤’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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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지스 ‘시즌 리스’ 아이템 확대
코오롱, 여름 니트 물량 두배로
현대百, 협력사와 기후변화 TF
시즌상품 특별 세일 등 적극 대응

고물가 부담과 이상기후에 따른 의류 판매 부진으로 실적 침체에 빠진 국내 패션기업들이 ‘실시간 기후 맞춤 대응’ 전략으로 돌파구 마련에 나섰다. 급격한 날씨 변화에 대비해 신제품 출시 시기를 앞당기거나 수요를 예측해 생산량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등 발주·생산·재고관리에 이르기까지 기존 영업 전략을 전면 재수정하고 있다.

2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 패션 계열사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 이상고온 현상을 대비해 봄·여름 시즌 제품 출시를 1년 전보다 한 달 앞당긴 1월부터 선보였다. 신세계인터 관계자는 “통상 9∼10월 이듬해 봄·여름 제품을 발주한다는 공식이 있었으나, 현재는 계절을 세분화해 제품 판매량별로 소량씩 발주하고 있어 기존과 같은 제품 생산 일정의 의미가 없어졌다”고 말했다.

LF가 운영하는 캐주얼 브랜드 헤지스도 올해 셔츠·맨투맨·청바지·카디건 등 사계절 활용할 수 있는 ‘시즌 리스’ 아이템을 확대한다. 남성복 브랜드 ‘일꼬르소’는 실시간으로 소비자 반응을 분석해 물량을 추가 생산하는 ‘반응 생산 프로세스’를 확대했다. 이 방식은 날씨와 소비자 동향 예측이 어려운 상황에서 수요 예측의 정확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LF는 설명했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기업 한섬도 특정 계절에 한정되지 않고 다양한 기온 환경에서 활용 가능한 니트·셔킷(셔츠+재킷) 등의 제품을 확대한다. 겨울 의류 소재로 주로 쓰이던 캐시미어를 활용한 여름용 반팔 제품도 선보일 계획이다. 코오롱FnC도 일부 남성복 브랜드는 길어진 여름을 예상해 여름용 반팔 니트나 셔츠류 제품 종류를 전년 대비 두 배가량 늘려 준비했다.

패션 소비에 따라 실적이 엇갈리는 백화점도 기후변화 대응에 분주하다. 현대백화점은 최근 주요 패션 협력사 15개, 한국패션산업협회와 함께 ‘기후변화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기후변화 TF는 면밀하게 날씨를 모니터링, 이를 기반으로 시즌 상품 특별 세일을 진행하는 등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