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승부수… 노태문에 1인 3역 초격차 미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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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 DX 부문장 선임

별세한 한종희 부회장 후임 등판
30년간 한우물판 ‘휴대전화 통’
갤럭시 시리즈 성공신화 이끌어
TV·가전까지 생태계 변화 주목

갑작스럽게 별세한 고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의 후임으로 전격 등판한 노태문(사진) 신임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 직무대행이 특유의 빠른 결단과 실행력을 내보일지 재계 안팎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노 사장은 본인이 모바일경험(MX) 사업부장(사장)으로서 일궈낸 ‘갤럭시 생태계’를 TV·가전 등 세트 전체로 확대하는 ‘삼성 생태계’를 구축하는 동시에 휴머노이드 등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2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노 사장은 신임 DX 부문장 직무대행 수행 첫날인 이날 오전 별도의 취임 행사나 메시지 없이 경기 수원사업장으로 출근해 현안 보고를 받는 등 업무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노 사장은 MX 사업부장 직을 유지하면서 DX 부문장과 품질혁신위원장까지 ‘1인 3역’의 중책을 맡은 상황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조기에 안정화를 도모하고자 추진된 인선으로, 스마트폰 사업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세트 사업 경쟁력을 지속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노 사장은 업계에서 ‘30년 가까이 휴대전화 한우물만 판 인물’로 통한다. 1968년생인 그는 연세대 전자공학 학사, 포항공대 전자전기공학 석·박사 학위를 취득한 뒤 1997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로 입사한 이래 동일 업무에 매진한 ‘스마트폰 전문가’다. 개발 3팀에서 시작해 차세대 제품그룹장 등을 차례로 맡았던 그는 2010년 삼성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 시리즈를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아 ‘자랑스러운 삼성인상 기술상’을 받았다. 2020년 MX사업부장이 된 이후에는 스마트폰을 넘어 태블릿·워치 등으로 제품군을 본격적으로 확장하며 갤럭시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힘썼다. 지난해에는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 스마트폰 갤럭시 S24를 출시해 AI 스마트폰 시대의 포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삼성의 위기 속에서 MX 사업부는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아온 만큼 노 사장의 중장기적 성장 비전에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가성비를 앞세운 차이나 테크의 도전과 위협이 초고가 부문인 플래그십 완제품 부문에서도 두드러지면서 노 사장은 매서운 추격세를 뿌리칠 수 있는 ‘초격차 기술력 확보’ 과제를 떠안고 있다. 이에 따라 한 부회장이 별세 전 강조했던 AI 기반 기기 간 연결과 사용자 경험 혁신 기조는 그대로 수혈받아 계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시에 휴머노이드 로봇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적극적인 인수·합병(M&A) 전략도 속도감 있게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