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머스크와 ‘헤어질 결심’했나

“측근들에 ‘곧 물러날 것’ 말해”
美언론 복수 소식통 인용보도

머스크 구설로 행정부내 갈등
공개 지지한 州대법관은 낙선

백악관선 “쓰레기 보도” 부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측근들에게 정부효율부(DOGE) 수장직을 맡고 있는 일론 머스크(사진) 테슬라 CEO가 몇 주 안에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머스크 CEO가 연방 공무원 대량 해고 등 개혁 작업을 단행하면서 테슬라 불매 운동 등 여론이 급격히 악화하고 있는 데다가, 잇따른 돌출 행동으로 공화당·행정부 내부에서마저 불만이 제기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부담이 된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다만 백악관은 관련 보도에 대해 “쓰레기 보도”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2일 폴리티코는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내각 각료를 포함한 측근들에게 머스크 CEO가 몇 주 안에 DOGE 수장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 CEO는 머스크 CEO가 곧 자신의 사업에 복귀하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소식통은 설명했다. 머스크 CEO는 미 연방정부 공무원이면서도 윤리 및 이해충돌 규정에서 면제받는 ‘특별 공무원’ 자격으로 1월부터 트럼프 행정부에서 일했는데, 오는 5월 말이나 6월 초쯤으로 예상됐던 임기가 단축된다는 것이다. 관련법에 따르면 특별 공무원은 1년에 130일 넘게 정부에서 일할 수가 없다. 그간 머스크 CEO는 연방 기관의 지출을 줄이고 인력을 감축하는 개혁 작업을 주도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개혁 작업을 줄곧 옹호했고 130일 시한을 넘길 방법을 찾을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머스크 CEO가 130일 이상 정부에서 일할 가능성에 대해 “어느 시점에 그는 돌아갈 것”이라면서도 “나는 그를 (정부에) 둘 수 있는 만큼 둘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머스크 CEO의 조기 사임은 그의 잇따른 구설수로 인한 행정부 내부 갈등과 여론 악화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머스크 CEO는 X를 통해 연방 기관을 개편하기 위한 검증이나 조정되지 않은 계획을 자주 공유하는 등 예상치 못하거나 공식적이지 않은 의견을 남기면서, 각료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정부 최고 실세가 된 머스크 CEO에 대한 여론 악화도 트럼프 대통령에겐 부담스러운 요소다. 최근 미국 테슬라 매장 수백 곳에선 머스크 CEO를 비판하는 시위가 벌어졌으며, 테슬라 차량을 표적으로 한 방화와 함께 테슬라 매장과 충전소에서도 시위와 표적 공격이 이뤄지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테슬라 타도’(#teslatakedown) 등의 해시태그 문구를 단 불매운동이 일고 있다. 이러한 영향으로 전날 위스콘신 대법관 선거 결과 머스크 CEO가 공개 지지한 보수 성향의 브래드 시멀 후보가 진보 성향 후보에게 10%포인트 차로 낙선하기도 했다.

하지만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은 이날 X를 통해 “머스크 CEO와 트럼프 대통령은 모두 머스크 CEO가 DOGE에서의 놀라운 업무를 마치면 특별공무원으로서 공직에서 물러나겠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해왔다”고 보도 내용을 반박했다. 머스크 CEO가 130일 시한이 아니라 일이 완수돼야 공직에서 물러나는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이현욱 기자 dlgus3002@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