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선박서 ‘코카인 2t’ 적발

시가 1조·6700만명분 역대 최대
관세청, 美 FBI 첩보 입수해 검거
선장·선원 등 외국인 20명 조사

국내에 정박한 외국 무역선에서 코카인으로 추정되는 마약 2t이 세관 당국에 적발됐다. 2t은 시가로 1조 원 상당이고 6700만 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역대 최대 규모다.

관세청은 해양경찰청과 함께 강원 강릉시 옥계항에 들어온 노르웨이 국적의 A 선박에서 코카인으로 의심되는 2t 규모의 박스 57개를 적발했다고 3일 밝혔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 1일 관세청과 해경청은 미국 연방수사국(FBI) 등을 통해 3만2000t 벌크선인 A 선박에 마약이 은닉돼 있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A 선박은 멕시코에서 출발해 에콰도르·파나마·중국 등을 거쳐 국내로 들어왔다.

세관 당국과 해경은 선박의 규모(길이 185m) 등을 고려해 합동검색작전을 세웠다. 서울본부세관·동해지방해양경찰청의 마약 수사요원 90명과 마약 탐지견 2팀 등 합동검색팀이 꾸려졌다. A 선박의 입항 직후인 전날 오전 6시 30분 합동검색팀이 A 선박을 덮쳤고, 선박 기관실 뒤편 밀실에서 1㎏ 단위의 코카인 블록 수십 개가 들어 있는 상자들을 찾아냈다. A 선박에서 발견된 코카인 중량(2t)은 6700만 명(시가 약 1조 원)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이는 역대 최대 적발 규모로 종전 기록은 2021년에 적발된 필로폰 404㎏이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마약의 구체적인 성분 조사에 들어갔다.

관세청과 해경청은 A 선박의 선장과 선원 등 외국인 20여 명을 대상으로 마약의 출처와 밀반입 경로, 최종목적지 등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세관 당국은 국제마약조직이 개입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FBI·국토안보수사국(HSI) 등 관계기관들과 공조를 통해 수사범위를 넓힌다는 방침이다. 고광효 관세청장은 “최근 미국과 캐나다의 국경 강화 조치로 국제마약조직이 아시아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 한다는 첩보가 있다”면서 “대규모 마약은 선박을 이용할 가능성이 커 FBI 등 해외 기관들과 공조를 강화해 해상을 통한 마약밀반입을 근절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세원 기자 jsw@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