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스타검사 출신 대통령의 극적 몰락” “한국 혼란 계속” 긴급 속보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취임 2년 11개월 만에 퇴장 윤석열 대통령이 4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인용 결정에 따라 파면됐다. 사진은 윤 전 대통령이 지난 2월 4일 헌재 대심판정에서 열린 탄핵심판 5차 변론기일에 출석해 인사하고 있는 모습. 사진공동취재단

■ 尹파면 일제히 보도

WP “진보·보수 분열 심화될것”
로이터 “韓, 관세 리스크도 남아”
폭력 사태 발생 가능성 우려도
주한美대사관, 자국민 안전 당부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파면을 결정하자 주요 외신들은 일제히 긴급 속보로 타전했다. 외신들은 윤 대통령 파면으로 한국의 가장 격동적인 정치적 사건이 마무리됐다면서도 당분간 분열이 심화하며 혼란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로이터통신은 “한국 헌재가 만장일치로 윤 대통령을 파면했다”며 “한국에 수십 년 사이 최악의 정치적 위기를 촉발시킨 계엄령 선포와 관련해 국회의 탄핵을 인용했다”고 보도했다. AFP통신도 “헌재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인용하고 그의 직위를 박탈했다”고 전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은 불과 몇 년 만에 스타 검사에서 대통령에 올랐지만, 지난해 계엄령으로 추락했다”며 “이번 판결로 한국에서 대통령직에서 해임된 두 번째 대통령이 됐다”고 보도했다. CNN은 “수년 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징역형 선고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 유명해진 검사 출신인 윤 전 대통령이 똑같은 운명을 맞이했다”며 “극적인 몰락”이라고 평가했다. 영국 BBC는 속보로 “헌재 재판관이 전원 일치로 윤 대통령의 탄핵을 인용했다”며 “60일 이내에 윤 전 대통령을 대체할 대통령을 뽑기 위해 조기 선거를 해야 한다”고 짚었다. 교도(共同), 신화(新華)통신 등도 탄핵 인용 소식을 발 빠르게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헌재 판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외교적 협상 노력에 그늘을 지웠던 수개월간의 정치적 혼란이 마무리됐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아시아 4위 경제 대국인 한국이 동맹국인 미국이 부과한 엄격한 관세로 인한 어려움을 헤쳐 나가야 하는 과제에 직면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도 윤 대통령 파면 소식을 속보로 전하며 “차기 지도자는 트럼프의 고조된 글로벌 관세 캠페인에 맞서 싸우고, 더 대담해진 북한을 다루는 것을 포함해 많은 도전들을 처리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외신들은 헌재의 윤 대통령 파면 결정에 따른 폭력 사태 발생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내비쳤다. 워싱턴포스트(WP)는 “판결 결과는 나왔지만 한국 내 분열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WP는 지난 4개월 동안 수백만 명이 거리에서 윤 전 대통령을 비난하거나 지지하는 과정에서 이미 심각했던 한국의 보수·진보 진영 간 분열이 커진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AP통신도 “윤 전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은 결정됐지만 이는 계엄령 발동으로 인한 혼란이 끝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짚었다. 가디언도 판결 이후 충돌 사태를 우려해 경찰이 경찰 버스와 바리케이드 등을 동원해 헌재 주변을 봉쇄한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한국 주재 주요국 대사관들은 자국민 거주자 및 여행자들에게 공지사항을 전하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자국민에게 내린 지침에서 집회가 벌어지는 장소는 피하고 대규모 군중, 집회, 시위 등 근처에서는 주의를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