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부터 4·4까지 쪼개진 대한민국… 주말 서울 도심서만 누적 124만명 찬반시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헌재 앞 차벽 ‘요새화’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인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정문 앞이 경찰 차벽과 바리케이드로 차단돼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극렬하게 대치한 123일

탄핵안 가결때 국회 앞 25만명
트랙터 상경·법원 난동·분신도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4월 4일 윤석열 대통령 파면까지 123일 동안 대한민국의 거리는 탄핵 찬반으로 양분돼 극렬히 대치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12·3 비상계엄 이후 전국 각지에서는 첫 주말인 같은 달 7일부터 17주째 대규모 주말 집회가 열렸다. 서울 도심에서만 누적 124만 명(경찰 비공식 추산)이 탄핵 찬반 집회에 참여했다.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한 국회의 첫 표결이 있던 지난해 12월 7일 15만 명의 시민이 국회 앞에 모여 탄핵 촉구를 외쳤다. 일주일 뒤인 14일 탄핵소추안 가결 당시에는 24만5000명이 국회 앞에 운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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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후 내란 우두머리(수괴) 혐의를 받는 윤 전 대통령이 구속 위기에 놓이고 2차례 체포 영장이 집행되면서 보수단체를 중심으로 한 탄핵 반대 집회의 규모가 커지기 시작했다. 거리는 탄핵 찬성(찬탄)과 탄핵 반대(반탄)로 양분돼 광화문·한남동 대통령 관저·헌법재판소 앞·서초동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반탄 집회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이끄는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와 개신교계 단체 세이브코리아가 주축이 됐다.

지난달 1일에는 3·1절 기념 집회에서 양측 모두 최대 규모로 맞붙었다. 서울에서만 찬탄 측 2만 명이 헌재와 경복궁역 인근에서, 반탄 측 12만 명이 여의도와 광화문 일대에서 총결집했다. 지난해 12월 22일과 지난달 25일에는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이 ‘트랙터 상경 시위’를 시도, 이를 막는 경찰과 남태령 고개에서 대치하기도 했다. 대학가에서는 2월 10일 연세대에서 처음 시작한 탄핵 반대 시국선언이 서울대·고려대 등 전국 40여 개 대학으로 확산했다. 이에 찬탄 학생들이 맞불 집회를 열고, 유튜버 등 외부인들까지 가세하면서 일부 대학은 내홍을 겪기도 했다.

격렬한 시위가 집단 난동과 분신 등 과격한 행동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1월 19일 윤 전 대통령 구속영장 실질심사가 이뤄진 서울서부지법 앞에는 3만5000명이 구속 반대 집회를 열었는데,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하자 이들 중 일부는 법원 담을 넘고 내부로 침입해 집기를 훼손하는 등 난동을 벌였다. 윤 전 대통령 지지자 2명은 정부과천청사 인근과 서울시청 인근에서 분신해 숨지기도 했다.

온라인상 ‘손가락 전쟁’도 치열하게 벌어졌다. 각 진영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거나 구속취소 청구를 인용한 판사에 대한 신상 털기를 서슴지 않았다. 탄핵 관련 특정 의견을 베스트 댓글로 만드는 등 조직적 여론전도 앞다퉈 이뤄졌다. ‘부정선거 의혹’을 필두로 중국의 내정 간섭을 주장하는 각종 음모론이 활개 치면서 반중(反中) 혐오도 확산했다.

조율 기자 joyu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