李대표의 국가관과 품격 의심케 하는 거친 발언들[사설]

차기 대선 주자 여론조사에서 압도적 선두를 달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제주 4·3 계엄에 의한 국민 학살이 단죄되지 못해 1980년 5월 계엄령에 의한 국민 학살이 이어졌고, 그에 대한 책임 역시 완벽하게 묻지 못해 (12·3) 계엄에 의해 군정을 꿈꾸는 일이 일어났다”고 했다. 3일 4·3 희생자 추념식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가 폭력은 용서될 수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희생자 추모는 당연한 일이지만, 본질을 호도하는 위험한 발언이다.

제주4·3사건 진상조사 보고서(2003년)는 “남로당 제주도당 무장대가 1947년 4월 3일 남한의 단독선거·정부 수립에 반대해 무장봉기한 이후 벌어진 사건”이라고 규정한다. 당시엔 정부도 수립되지 않았고, 계엄령이 발령된 때도 1948년 11월이다. 정부 수립을 위한 5·10 총선거를 저지하기 위한 남로당 폭동을 진압한 것을 ‘국가 폭력’으로 규정하면, 국가 정통성 부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대표는 “12·3 친위 군사쿠데타에는 5000∼1만 명의 국민을 학살하려던 계획이 들어 있다”고 했다.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수첩에 적혀 있다지만, 법적 증거로 채택되지 않았다. “피바다가 됐을 것”이라고도 했다. 부적절한 선동이다. 이 대표는 “승복은 윤석열이 하는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 호칭을 뺀 막말 말투도, 잦은 말 바꾸기로 인한 신뢰 상실도 정치 지도자의 품격과는 거리가 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