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해방의 날…저커버그 26조·머스크 16조 날렸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1월 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빅테크 CEO들의 모습. 마크 저커버그(왼쪽부터) 메타 CEO,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립자,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 교역국을 상대로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하자 각국 주식시장이 곤두박질치면서 세계 500대 부자들의 자산도 하루 만에 2080억 달러(약 302조원)어치가 사라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을 ‘미국 해방의 날’이라고 선언했지만, 메타플랫폼(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자산이 179억달러(약 26조원),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자산이 159억달러(약 23조931억원)어치 사라지는 등 미국 억만장자들의 자산 낙폭은 컸다.

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 다음 날 전 세계 주식시장에 급락세가 나타나면서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상위 500대 부자들의 총자산이 지수 집계 13년 만에 네 번째로 큰 하락 폭을 기록했다. 팬데믹이 절정에 달하던 때 이후로는 가장 큰 하락 폭이다.

500대 억만장자의 절반 이상이 자산 감소를 겪었는데, 평균 감소율은 3.3%였다. 메타 창업자이자 CEO인 저커버그는 이날 메타 주가 9% 하락으로 개인 자산 179억 달러가 날아갔다. 달러 기준으로 가장 큰 자산 하락 폭이다. 메타는 지난 2월 중순까지 거의 한 달 내내 상승세를 보이며 시가총액이 3500억 달러 이상 올랐다. 이에 ‘매그니피센트 7’(애플, 아마존,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테슬라, 엔비디아) 기업 중 돋보이는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2월 중순 이후에는 주가가 28% 하락했다.

아마존 창업자 베이조스도 아마존 주가가 9% 급락해 개인 자산 159억 달러를 잃었다. 아마존 주가는 2월 최고점 대비 25% 이상 떨어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실세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이날 테슬라 주가가 5.5% 하락하면서 개인 자산이 110억 달러(약 16조원) 줄었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차량 배송 지연과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에 대한 논란으로 올해 들어 지금까지 1100억 달러 떨어졌다. 이번 주 초에는 상대적으로 미국 생산 비중이 높은 테슬라가 관세 영향을 적게 받을 것이라는 분석과 머스크가 공직에서 물러나 테슬라 경영에 집중할 것이라는 보도 등으로 주가가 상승세를 탔지만 상호관세 발표 후 다시 급락했다.

유럽 최고 부자인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 회장도 미국의 유럽연합(EU)에 대한 20% 관세 부과 발표로 파리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하락해 개인 자산 60억 달러가 사라졌다.

한편 멕시코가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되자 멕시코 최고 갑부인 통신 재벌 카를로스 슬림의 자산은 4% 늘었다. 지역별로는 중동이 블룸버그 부자 지수에서 유일하게 상승했다.

이종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