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회복 위해선 안보·사법리스크 없이 국익 위하는 정부 나와야”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달 28일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가자 전쟁 재개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이스라엘 국기와 ‘인질을 구하라’ ‘전쟁을 멈춰라’ 등이 쓰인 플래카드를 들고 행진하고 있다. 주최 측(STANDING TOGHETHER MOVEMENT) 제공.

"민주주의가 회복하기 위해서는 안보, 사법리스크 없이 국민들의 이익을 위해 일하는 정부가 필요합니다. 정치 시스템이 깨어나 사법부 독립, 법치주의의 우월성, 국가안보 등을 강조하는 정부를 재건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최근 이스라엘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는 ‘카타르 게이트’가 결국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도 연관됐다고 주장하며 반(反) 네타냐후 시위를 이끄는 오라 펠레드 나카시 원조연합(AID Coalition) 대표는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서 "개인의 정치적 이득보다 공익을 위하는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카타르 게이트는 네타냐후 총리의 측근들이 카타르 정부로부터 거액을 받고 일부 이스라엘 언론들로 하여금 카타르에 유리한 기사를 쓰도록 했다는 의혹이다.

이스라엘 최초 여성 해군사관학교 졸업생인 나카시 대표는 7일 문화일보와 진행한 서면 인터뷰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최근 행보가 국익이나 공익보다는 자신의 정치적 생존과 이득을 위한 것이었다"고 비판했다. 나카시 대표는 이를 잘 보여주는 대표적 예로 네타냐후 총리가 최근 이스라엘 국내정보기관인 신베트의 로넨 바르 전 국장을 해임한 것과 갈리 바하라브-미아라 검찰총장의 해임 절차를 개시한 것을 꼽았다. 그는 "바르 전 국장과 바하라브-미아라 총장은 모두 카타르 게이트와 관련해 네타냐후 총리를 수사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있는 인물들"이었다며 "우리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을 두고 볼 수 없어 들고 일어섰다"고 말했다. 그는 "카타르 게이트라는 심각한 의혹이 불거진 상황에서 바르 전 국장을 해임하려는 시도는 ‘레드 라인’을 넘는 것"이라며 "이는 지도자에 대한 신뢰를 저버리는 위험한 선례로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네타냐후 총리가 새로운 신베트 국장 발표를 이어가는 등 ‘불장난’을 지속하고 있다"며 "아직 바르 국장 해임 결정의 적법성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특히 나카시 대표는 카타르가 과거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지도자들의 은신처 역할을 하는 등 사실상 하마스를 지원해온 국가란 점을 지적하며 카타르 게이트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그는 "카타르는 지난 2023년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해 1200여 명을 살해하고 250여 명을 인질로 납치해간 하마스에 돈을 대준 국가"라고 주장하며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하마스를 지원하는 카타르로부터 돈을 받은 네타냐후 총리의 측근들의 이러한 행위들로 인해 이스라엘 안보가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안보 훼손은 우리 주권에 대한 공격"이라며 "통합과 화합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에 국민들의 안전을 저버리는 도박을 하는 것과 다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카시 대표는 이 같은 의혹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요구하고, 민주주의 회복을 원하는 이스라엘 국민 수십만 명이 매주 텔아비브, 예루살렘 등 대도시 거리로 나와 평화적인 시위를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시위는 추상적인 이상이나 특정한 정책에 관한 것이 아니다"라며 "수 세대가 희생해 세운 조국 이스라엘에 대한 사랑과 우리의 안보, 통합, 미래를 놓고 도박을 하는 세력들에 대한 분노가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가 내세우는 모든 구호와 문구는 미래 세대를 위한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하는 의지에서 나왔다"며 "위기의 순간에 거리로 뛰쳐나오는 국민들의 화합이 놀랍다"고 말했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오라 펠레드 나카시 원조연합(AID Coalition) 대표. 원조 연합 제공

한편 나카시 대표는 최근 탄핵 정국과 심각한 여론 분열을 겪은 한국 국민들에 대해서도 "일반 시민들이 공통된 가치로 화합할 때 특별한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며 "국가와 민족을 분열시키는 가치보다 하나로 통합시키는 가치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위기상황을 오히려 국민 모두의 희망과 꿈을 반영하는 민주주의를 세울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상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