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좀 관리해” 트럼프, 비서실장에 특별 지시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일론 머스크가 지난 2월 11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 있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 달 전 백악관 비서실장에게 ‘머스크 관리’를 지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 행정부의 실세인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DOGE) 수장의 향후 거취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나온 보도여서, 더욱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 초 여러 부처 장관이 머스크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 내각 회의 후 수지 와일스 비서실장을 따로 불러 머스크를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시했다. 머스크와 정부 부처와의 관계를 개선하라는 주문이었다.

당시 회의에서 일부 장관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자마자 연방 기관의 지출을 줄이고 인력을 감축하는 대대적인 개혁 작업을 주도한 머스크가 너무 일방적이라는 불만을 표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와일스 실장에게 머스크의 열의를 지지하지만 내각의 불만에도 공감한다는 것을 분명히 했고, 와일스 실장은 이후 머스크와 일주일에 두 번 긴 회의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연임 취임식 전날 열린 집회에서 일론 머스크와 트럼프가 다정하게 인사를 나누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WSJ는 트럼프 대통령의 고위 참모진과 내각은 머스크의 목표에는 대체로 동의하지만 방식에는 불만을 품고 있다고 전했다. 머스크가 개혁 방안을 각료들과 충분히 소통하지 않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 등을 통해 조율되지 않은 계획을 공유하면서 행정부의 위신에 타격을 준다는 것이다. 특히, 참모들은 머스크의 거침없는 개혁 작업에 뒤따르는 비판 여론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정치적 짐’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머스크는 최근 실시된 위스콘신주 대법원 선거에서 보수 성향 후보 지원을 위해 2000만달러(약 292억원)를 지출했으나 선거는 진보 성향 판사의 승리로 끝났다. 이 결과 역시 머스크의 존재가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신호가 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머스크의 연방정부 개혁 작업을 줄곧 지지해왔으나, 머스크의 퇴진에 대해서도 언급하기 시작했다. 그는 전날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에게 머스크에 대해 “환상적”이라면서도 “결국 머스크도 떠나야 할 시점이 올 것이다. 아마도 몇 달 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머스크의 법률적인 지위는 연방정부의 ‘특별 공무원’이다. 관련법에 따르면, 1년에 130일 넘게 정부에서 일할 수 없기 때문에 늦어도 6월 초에는 행정부 업무를 종료해야 한다.

박동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