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패닉셀’ 코스피 2400선 붕괴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2300선도 위협… ‘블랙먼데이’ 미국의 상호관세 전쟁으로 코스피가 2400선이 붕괴되고 장중 한때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 호가 일시효력정지)도 발동되는 등 7일 국내 증시가 패닉 상태에 빠진 가운데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심각한 표정으로 모니터를 들여다보고 있다. 윤성호 기자

장중 5.59%↓… 사이드카 발동
환율은 한때 1470원선 넘어서

美 관세-中 맞불… 연일 폭락장
트럼프 “유일한 치료법은 관세”

정부, 100조 규모 안정자금 준비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에 맞서 중국 등 주요국들이 ‘맞불 관세’를 예고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과 국내 증시가 ‘패닉셀’(공포 매도)에 빠졌다. 코스피 2400선이 붕괴되고, 지난해 8월 5일 ‘블랙먼데이’ 이후 8개월 만에 코스피선물 거래가 일시 중단되는 등 금융시장이 공포에 파랗게 질렸다.

7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4.31%(106.17포인트) 하락한 2359.25로 출발했다. 코스피 2400선이 붕괴된 것은 지난 1월 2일(종가기준) 이후 처음이다. 코스피는 이후 장중 5.59%까지 낙폭을 키웠다가 오전 11시 현재 2363.86(-4.12%)을 기록했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오전 장중 한때 코스피200선물에서 역대 8번째로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 호가 일시효력정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시장을 떠나면서 원·달러 환율도 급등, 이날 환율은 27.9원 오른 1462.0원으로 출발해 장중 1470원 선을 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상호관세 발표에 따른 경기침체(Recession) 가능성이 국내·외 증시 폭락을 이끌었다. 중국과 유럽연합(EU)·캐나다 등이 보복관세를 예고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이 이어지면서 아시아 시장이 패닉 상태에 빠졌다. 이날 일본 증시가 8%, 대만도 9% 넘게 하락하는 등 아시아 증시 역시 폭락세를 보였다.

국내 산업 현장도 혼돈 상태다. 코트라의 관세 대응 통합 상담 창구인 ‘관세 대응 119’에는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 미국이 관세 계획을 발표한 지난 2일(현지시간) 하루에만 접수된 기업의 상담 문의 건수는 하루 평균 상담 건수의 5배 가까이로 치솟았다. 미 관세 정책 후폭풍이 거세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관세 부과 강행 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미 증시 폭락과 관련해 “나는 어떤 것도 하락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면서도 “그러나 때로는 약을 복용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셜미디어에도 “우리는 중국, EU 그리고 많은 국가에 (무역) 적자를 갖고 있다”며 “이 문제를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관세뿐”이라고 밝혔다. 정부도 이날 긴급 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시장 상황 대응을 위해 100조 원 규모의 시장안정프로그램을 준비해 필요 시 집행하기로 했다.

신병남·장병철·장석범 기자, 워싱턴 = 민병기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