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복파 vs 불복파… 둘로 쪼개지는 보수유튜버

일부 헌재심판 비판하며 음모론
탄핵승복 전한길 등 공격하기도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을 헌법재판관 8명 전원일치 의견으로 인용하면서 그동안 탄핵 기각·각하를 주장하던 보수 유튜버들이 ‘불복파’와 ‘승복파’로 나뉘어 분열하고 있다. 대다수는 헌재 결정에 불복하며 ‘음모론’을 주장하는 가운데 일부는 “승복하고 조기 대선을 준비해야 한다”고 맞서 노선을 두고 세력 싸움까지 벌어지는 모양새다.

지난 4일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이후 주요 보수 유튜버들의 방송을 살펴보면, 불복파는 헌재가 ‘사기 공학’을 펼쳤다고 주장하는 것은 물론 헌법재판관을 둘러싼 확인되지 않은 의혹을 제기하며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를 이어가고 있다. 구독자 156만 명의 ‘배승희 변호사’ 채널은 4일 라이브 방송에서 “헌재가 좌파 사법 카르텔에 휘둘려 더불어민주당의 제안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했다”고 비난하며 “개헌을 통해 헌재는 물론 탄핵 제도까지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라운드씨’는 헌법재판관 8명 중 6명이 시·도 선거관리위원장 출신이란 사실을 두고 “선관위원장 출신인 재판관들이 선관위에 군대를 보낸 윤 전 대통령에게 위기감을 느낀 것”이라며 “‘YOON AGAIN’ 운동으로 윤 전 대통령이 재출마할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정욱 변호사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보수 성향으로 알려진) 정형식 재판관이 지난 3월 아들의 결혼식에서 고액의 축의금을 받았다”면서 “정 재판관이 좌파로부터 뇌물과 협박을 받았다”는 음모론을 펼치기도 했다.

반면 승복파는 조기 대선 승리를 다짐하며 지지자들을 설득하고 있다. 탄핵 정국에서 보수 진영 ‘스타’로 떠오른 한국사 강사 전한길 씨는 “보수 우파 (후보가) 승리해야 한다. 승리하기 위해 집회도 해야 하고 청년들도 지원해줘야 한다”며 후원을 유도하는 모습을 보였다. 구독자 151만 명의 ‘신인균의 국방TV’ 또한 5일 ‘조기 대선 필승 전략!’이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민주주의에는 한 번의 기회가 남았다. 보수 주도로 조기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며 8개의 선거 승리 전략을 소개하기도 했다.

전 씨를 공개 저격하는 ‘반(反)전한길파’도 등장했다. 이들은 대규모 탄핵집회를 주도해온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중심으로 보수가 재집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구독자 162만 명의 ‘신의한수’는 전 씨의 과거 발언을 짜깁기한 영상을 올리며 전 씨에 대한 비난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 ‘이봉규TV’ 또한 “부정선거 비리를 밝히는 것만이 윤 전 대통령의 뜻을 이어받는 길”이라며 “전한길이 아닌 전광훈을 필두로 나라를 정화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수빈·조언·이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