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전쟁에 AI 이용료 비싸진다

클라우드 빅3 데이터센터 건설
관세 여파로 자재비 상승 전망
비용부담 소비자에 전가할 수도
AI 관련 투자 위축 우려도 커져

초거대 인공지능(AI) 구현을 위한 대규모 데이터를 저장·처리·관리하는 데이터센터 구축 비용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유례 없는 관세전쟁 선포를 계기로 급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전 세계에 경쟁적으로 데이터센터 설립을 추진 중인 글로벌 클라우드 빅3 업체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거나 투자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7일 관련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MS)와 아마존, 구글 등은 미국 현지를 비롯해 멕시코·인도 등 전 세계 곳곳에 1조 달러(약 1470억 원)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전방위적인 관세 여파로 구축에 필요한 자재·부품 등의 가격이 뛰게 되면 건설비가 덩달아 상승해 인프라 투자 비용도 불어날 수밖에 없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분석했다. 향후 데이터센터에 탑재될 반도체에 대한 품목 관세까지 도입될 경우 건설비는 더욱 급증할 전망이다. 미국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케이토연구소의 매슈 미텔스테트 기술정책연구원은 WSJ와의 인터뷰에서 “(관세 방침이 적용된) 철강과 같은 자재는 데이터센터의 구조뿐 아니라 스프링클러 시스템 등 설비에도 사용된다”며 “AI의 미래가 세금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인프라 구축 비용 급증이 일반 대중의 AI 사용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챗GPT 개발사인 오픈AI나 경쟁사인 AI 스타트업 앤스로픽 등의 생성형 AI 서비스의 실제 연산을 처리하는 물리적 컴퓨팅은 MS·아마존·구글·오라클 등의 데이터센터에서 처리된다. AI 기업 아이세라의 무두 수다카르 CEO는 “데이터센터 건설 비용이 올라가면 빅테크들은 지출 비용을 더욱 엄격하게 관리하게 될 것”이라며 “이들은 그 비용을 전가할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AI 사용 비용도 함께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는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도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오픈AI와 오라클, 일본의 소프트뱅크 등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5000억 달러(약 730조 원) 규모의 이 사업은 미국 전역에 20개가량의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것이 목표다. AI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AI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구상은 본인의 관세 방침으로 되레 발목이 묶였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