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애플에 관세 면제해 줄 가능성… 삼성 스마트폰 ‘역차별’ 당할 우려

거액 투자 약속 받고 혜택 줄 듯
삼성, 글로벌 가격 열세 불가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 여파로 스마트폰 제조업계가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미 정부가 자국 기업 보호를 빌미로 애플에만 면제 혜택을 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7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현지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방침에 따라 미국인이 애용하는 스마트폰인 아이폰의 생산 원가가 300달러(약 44만 원)가량 오를 것으로 분석됐다. 아이폰은 2007년 출시 이후 미국에서 생산된 적이 한 번도 없으며, 완제품의 90%가 중국 내 폭스콘 공장에서 조립돼 세계 각지로 수출된다. WSJ는 판매가 1099달러(160만 원)인 애플의 최신 아이폰 ‘16 프로’의 부품별 제조국·가격을 분석한 뒤 “현재 부품 및 제조 원가는 550달러(80만 원)이지만, 대중국 추가 관세 54%가 적용되면 850달러까지 급증한다”며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애플의 이익이 급감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보기술(IT) 업계는 생활필수품이 돼버린 스마트폰 가격이 급등하면 미국 소비자 불만이 폭등할 수 있고, 동시에 애플이 거액 투자를 약속한 만큼 트럼프 정부가 관세 면제 혜택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1기 행정부에서도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폭넓은 관세를 부과하면서 애플의 일부 제품에 대해서는 면제하거나 유예를 조처한 전례가 있다.

이럴 경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양분 중인 삼성전자가 역차별을 당할 것으로 우려된다. 최대 경쟁사인 애플이 상호관세 수렁에서 벗어나면 그만큼 가격 경쟁에서 열세에 놓일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에서 판매 중인 스마트폰 물량의 50% 이상을 46%에 달하는 상호관세를 물어야 하는 베트남에서 생산 중이다.

김성훈 기자 powerkimsh@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