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올백, 샤넬 화장품 제 돈으로 산 것” 서울의소리 기자 경찰 출석
“디올백, 샤넬 화장품 제 돈으로 산 것” 서울의소리 기자 경찰 출석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건네진 명품 가방을 직접 구매한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가 14일 경찰에 소환됐다.서울 영등포경찰서는 이날 오전 건조물침입,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고발된 이 기자를 피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고 있다.이 기자는 최재영 목사가 김 여사에게 건넨 명품 가방·화장품을 구입해 전달한 인물로, 최 목사가 김 여사와의 만남 장면을 촬영한 몰래카메라 역시 직접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이 기자는 이날 경찰에 출석하며 “디올백과 샤넬 화장품은 제가 제 돈으로 사준 것”이라며 “이제 돌려달라”고 말했다. 이어 “김 여사는 호위무사들에 숨어 더 이상 침묵하지 말고 자신의 정확한 입장을 밝혀달라”며 “그리고 스스로 처벌을 받겠다고 말씀해달라”고 했다.경찰은 명품 가방 등을 구매하고 선물한 경위, 취재 및 보도 과정, 최 목사와의 소통 내용 등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이 기자와 함께 고발된 최 목사도 전날 영등포경찰서에 출석해 약 7시간 동안 조사를 받았다.이 기자는 대선 직전 김 여사와의 7시간 분량 전화 통화 내용을 녹음한 뒤 공개했던 인물이기도 하다.그는 앞서 지난달 30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등 혐의로 검찰에도 출석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박세영 기자
NEW

    에디터의 추천
    소설, 한국을 말하다

    ADVERTISEMENT
    尹 부부, 선물받은 투르크 국견 직접 기른다
    尹 부부, 선물받은 투르크 국견 직접 기른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투르크메니스탄 최고지도자로 선물받은 국견(國犬) ‘알라바이’를 직접 기르기로 했다. 이로써 윤 대통령 부부는 8마리 강아지의 부모가 된다.14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알라바이 두 마리는 검역을 마친 뒤 18일 한국에 도착한다. 윤 대통령과 김 여사는 강아지 2마리를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직접 기르기로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선물 받은 강아지를 동물원에 보내지 않고 직접 키울 것”이며 “알라바이 두 마리가 추가되면 윤 대통령 부부가 키우는 개는 총 8마리가 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알라바이가 한국에 도착하면, 먼저 용산 대통령실로 데려와 적응 등을 위해 어린이정원 잔디밭에서 뛰어놀도록 할 계획이라고 한다. 알라바이는 이후 대통령 관저로 윤 대통령과 함께 이동한다. 윤 대통령 부부는 강아지들과 지내면서 천천히 이름을 짓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이 국빈 방문을 할 때마다 여러 국가에서 국견을 소개하거나 선물하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카자흐스탄에서도 카심-조마르토 토카예프 대통령은 자신이 키우는 국견을 윤 대통령에 소개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 부부, 특히 김건희 여사의 동물 사랑이 외교 무대에서 큰 방향을 일으킨 것 같다”며 “김 여사는 지난해 제인 구달 박사와의 만남, 올해 우크라이나 아동 미술품 전시와 용산 어린이정원 생태관 개관식에 참석해 생명 존중의 메시지를 내 왔다”고 말했다.손기은 기
    ‘PB 우대’ 쿠팡 1400억 과징금에… e커머스 “제재 불똥튈라” 초긴장
    ‘PB 우대’ 쿠팡 1400억 과징금에… e커머스 “제재 불똥튈라” 초긴장 쿠팡이 자체 브랜드(PB) 상품을 부당하게 우대한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과징금 1400억 원과 검찰 고발 등 초고강도 제재를 받으면서 유통업계가 잔뜩 긴장하고 있다. 쿠팡과 비슷한 방식으로 온라인에서 PB 상품을 진열·판매하는 다른 유통업체도 제재 대상에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e커머스를 포함한 대형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법적 규제를 다시 추진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어 갈수록 이를 둘러싼 후폭풍도 커질 전망이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번 공정위의 쿠팡 제재로 여타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의 상품 진열 등 영업방식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공정위는 쿠팡이 알고리즘 조작으로 자기 상품을 우선 노출해 소비자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했다. 현재 다른 e커머스 업체들 역시 각 사별 상품을 소비자에게 추천하는 자체 알고리즘을 운용하고 있는데 이들 업체 대부분이 PB 상품을 상단에 노출하고 있다. 공정위는 이에 대해 “다른 플랫폼도 모니터링할 예정”이라며 “불공정하게 소비자를 유인하고 경쟁 사업자를 배제한 혐의가 발견될 시 법 위반 여부를 조사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쿠팡이 공정위 제재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양측의 법적 다툼도 치열하게 벌어질 전망이다. 공정위가 문제로 삼은 쿠팡의 검색 알고리즘 조작과 임직원을 동원한 후기 작성 등의 위법성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쿠팡은 공정위의 제재로 ‘로켓배송’ 등 주력 사업의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워졌다고도 주장했다. 이에 쿠팡은 오는 20일로 예정된 부산 첨단물류센터 기공식을 취소하는 한편, 연 22조 원 규모의 직매입 상품·PB 상품 구매 계획도 보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쿠팡은 “지난 5년간 PB 상품 판매만으로 1조2000억 원의 손해를 보고 있다”며 “PB 상품 판매로 폭리를 취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쿠팡을 시작으로 향후 온라인 플랫폼 업계 전반에 대한 규제가 강화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쿠팡이나 네이버 등 대형 플랫폼 업체들의 독과점 문제를 규제하는 ‘온라인플랫폼법(온플법)’ 제정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 김호준 기자 kazzyy@munhwa.c
    첫차 타도 대기 77번… “급식소 없으면 종일 굶어”
    첫차 타도 대기 77번… “급식소 없으면 종일 굶어” “부천에서 첫차 타고 오전 6시에 무료급식소에 도착했는데, 대기 번호가 벌써 77번이네요.”지난 10일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원각사 무료급식소에는 이른 오전부터 200여 명의 노인이 줄을 서 아침밥을 기다렸다. 12년 전 아내와 사별하고 독거노인이 됐다는 최모(75) 씨는 ‘77번’이라 적힌 대기번호를 보여주며 “아침, 점심, 저녁 3끼를 모두 무료급식소에서 해결한다”며 “집에 가면 라면밖에 없고, 요리해 먹을 엄두도 못 낸다”고 말했다. 문화일보가 지난 5일부터 10일까지 무료급식소·도시락 배달 현장에서 만난 ‘결식노인’ 50명에게 ‘밥을 굶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묻자 “돈도 없고, 힘도 없고, 함께 먹을 사람도 없다”고 토로했다. 이들 4명 중 한 명은 “무료급식 지원 사업이 없으면 하루에 한 끼도 못 먹는다”고 답했다. ◇“가스비, 전기세도 못 내고 있어” = 끼니를 거르는 이유에 대해 이들 중 절반 이상인 26명이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했다. 33명은 한 달 수입이 기초연금과 수급비 등을 포함해도 60만 원 이하라고 답했다. 근로소득이 있는 노인은 거의 없었다. 무료급식 외 이들이 꼽은 주식은 ‘라면’이 가장 많았다. 편의점 도시락, 교회에서 나눠주는 떡 등의 답변도 나왔다. 80대 권모 씨는 “가스비와 전기세, 수도세 등 공과금이 두 달 넘게 밀려 있다”며 “식비로 지출할 돈이 없어 매일 무료급식소에서 아침, 점심을 해결하고 저녁은 굶는다”고 말했다. 고령에도 병든 아들을 돌보고 있다는 김모(86) 씨는 아들의 약값과 병 수발에 기초연금 30만 원을 전부 쓴다고 했다. 남은 생활비에서 월세 등을 제외하면 한 달 가용 식비는 10만 원에 불과하다. 아픈 아들은 흰 죽, 자신은 라면이 주식이다. 봉사단체가 주 1회 가져다주는 반찬을 일주일 내내 조금씩 나눠 먹는다.◇“병든 몸, 요리·이동 불가” = 결식노인들은 지병 등으로 거동이 불편한 경우가 많았다. 장을 봐오거나 무료급식을 주는 경로당 등을 방문하는 것조차 힘든 상황이다. 50명 중 13명은 끼니를 거르는 이유를 ‘식사를 차려 먹을 환경이 안 돼서’라고 답했다. 무료 도시락에 끼니를 의지하고 있다는 최모(71) 씨는 허리협착증을 앓고 있다. 허리를 펴고 걷는 것조차 극심한 고통을 수반해 장을 보러 나갈 수도, 불 앞에 서서 요리를 할 수도 없다. 복지관에서 평일 점심에 배달해주는 도시락으로 연명하고 있지만 주말엔 이마저도 없다. 최 씨는 평일에 받은 도시락 반찬을 조금씩 남긴다. 주말에 먹기 위해서다. 류머티즘 관절염을 앓는 전모(84) 씨는 관절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밥 먹다 숟가락을 여러 번 떨어트릴 정도다. 똑바로 서서 걷는 것도 힘들어 집에서 ‘사족보행’ 하듯 팔뚝을 사용해 기어다니다가 피부가 전부 쓸렸다. 휠체어를 타지 않으면 열 걸음도 못 걷는 전 씨에게 오르막을 20분 올라야 나오는 마트에서 장을 봐오는 일은 불가능하다. 전 씨는 “구청과 봉사단체의 도시락 배달이 없으면 굶어 죽는다”고 말했다.◇“돌봐줄 가족도 없어” = 이들의 절반 이상인 28명은 독거노인이었다. 40년째 홀로 살고 있다는 이모(69) 씨에게 ‘외롭지 않냐’고 묻자 “해결해주지도 못할 거면서 왜 묻냐”는 답이 돌아왔다. 결혼 5년 차에 이혼한 후 반평생을 혼자 살았다는 이 씨는 외로움이 갈수록 심해져, 밥을 먹고 살아가야 할 의미를 모르겠다고 한탄했다. 매일 아침 원각사 무료급식소에서 다른 노인들과 나누는 ‘생존 신고’가 이 씨의 유일한 사회적 활동이다. 무료 도시락 배달 봉사단체 관계자는 “어르신 댁을 방문하다 보면 집 안까지 들어와 얘기 좀 나누다 가라며 통사정하는 분들이 많다”며 “사실 이들이 기다리는 것은 도시락이 아니라 사람의 손길일지도 모른다는 인상을 받는다”고 말했다.박승희 성균관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빈곤층 노인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이유로 끼니를 거르는지, 예를 들어 경제적 이유인지, 신체적 이유인지, 사회적 이유인지 유형 분석이 지원책과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전수한·김린아 기
    테슬라 주총서 ‘66조 성과급’ 재승인… 머스크, 덩실덩실 춤췄다
    테슬라 주총서 ‘66조 성과급’ 재승인… 머스크, 덩실덩실 춤췄다 일론 머스크 CEO에게 수십조 원에 달하는 성과 보상을 지급한 결정을 재승인하는 안건이 13일 테슬라 주주총회에서 가결됐다. 안건이 통과되자 머스크 CEO는 주총장 무대에 올라 춤을 추며 “주주들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보상안이 무효라고 결정한 법원 판결이 뒤집힐 수 있다는 기대감에 이날 테슬라 주가는 3% 가까이 상승했다.테슬라는 이날 텍사스주 오스틴 본사에서 열린 연례 주주총회에서 머스크 CEO에게 경영 성과에 따라 주식매수청구권(스톡옵션)을 지급하기로 한 2018년 보상안(2018 CEO pay package) 재승인 안건이 통과됐다고 발표했다. 찬반 표결 수치는 현장에서 공개되지 않았지만, 개인 소액주주들의 지지가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개인 소액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주식은 전체 중 40%가량으로, 비슷한 기업들보다 비중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테슬라 주식을 가장 많이 보유한 기관투자자 그룹 블랙록 등은 찬반 여부를 공개하지 않았다. 앞서 미국 최대 연기금인 캘리포니아주 공무원연금과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반대, 배런 캐피털과 스코틀랜드 자산운용사 베일리기퍼드는 찬성 입장을 밝힌 바 있다.이날 보상안이 승인되자 머스크 CEO는 무대에 올라 팔다리를 덩실덩실 흔들며 춤을 췄다. 이어 만면에 기쁨을 드러내며 비속어를 섞어 “젠장, 나는 여러분을 사랑한다는 말로 시작하고 싶다”고 말한 뒤 크게 웃었다. 이어 또 향후 자율주행과 로봇 기술을 통한 테슬라의 성장 전망을 자신 있게 이야기하며 “우리는 새 장을 여는 것이 아니라 새 책을 시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장에 모인 주주들은 머스크 CEO에게 열렬한 함성과 박수를 보냈다. 이날 재승인된 보상안은 머스크 CEO가 테슬라의 매출과 시가총액 등 기준을 단계별로 달성할 경우 12회에 걸쳐서 스톡옵션을 지급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머스크 CEO는 지난 2018년 이 스톡옵션을 모두 받았다. 당시 가치는 560억 달러였지만 주가 하락으로 현재 가치는 480억 달러(약 66조 원)로 줄어든 상태다. 지급이 완료된 보상안이 다시 문제가 된 것은 테슬라 소액주주인 리처드 토네타가 보상이 과하다며 이를 무효로 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한 데 따른 것이다. 그가 지난 1월 잠정 승소하면서 머스크 CEO는 스톡옵션을 모두 반납해야 할 상황에 놓였다.전문가들은 이번 주총 결과가 머스크 CEO의 항소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법원은 테슬라 이사회가 보상안의 내용을 주주들에게 충분히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았는데, 이번 주총에서 자세한 내용 공개와 주주 설득을 통해 재차 승인을 받았기 때문이다. 투자은행 파이퍼 샌들러의 애널리스트 알렉산더 포터는 “향상된 이번 공개 내용을 고려할 때, 새로 승인된 이 보상에 문제를 제기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항소심에 별다른 영향이 없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날 주총에서는 테슬라의 법인 소재지를 기존의 델라웨어에서 텍사스로 이전하는 안건도 통과됐다. 황혜진 기자 best@munhwa.c
    “늙음이 삶을 링 위에 눕혀도… 죽음에 지겠단 생각 안해”
    “늙음이 삶을 링 위에 눕혀도… 죽음에 지겠단 생각 안해” 인터뷰 = 김인구 문화부장, 정리 = 장상민 기자59편의 시보다 시집의 말미에 놓인 짤막한 에세이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사당3동 별곡’. 시인이 30년 가까이 거주해온 사당3동의 산책길에 대한 감상을 적은 글이었다. 집에서 국립현충원 서쪽의 서달산을 잇는 골목길은 시인의 단골 산책 코스. 지금은 과거의 정취가 많이 사라졌지만 시인은 걷기를 통해 많은 깨달음을 얻었다고 했다. 걸으면서 안 보이던 게 보이기 시작했고, 사색을 하게 됐다. 몇 년 전부터 걷기를 취미로 삼은 기자로서도 공감 100%. 몇 차례의 문자 교환 끝에 지난 7일 황동규(86) 시인을 만났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소설가 황순원의 장남이자, 한국 시단의 대표적인 거목. 66년의 시력(詩歷) 중에 18번째로 펴낸 시집 ‘봄비를 맞다’(문학과지성사)를 앞에 두고 노년의 삶과 죽음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2년 뒤면 미수(米壽·88세)이십니다. 건강은 어떠신가요.“작년부터 척추 협착이 심해져서 고생 중이죠. 병원에 갔더니 시술하기에도 늦었다고 하네요. 주사를 맞고 있어요. 제 허리는 네 군데가 휘어 있죠. 제가 걸을 때 속도도 늦고 많이 걷지 못하지만 이렇게 인터뷰하러 나올 정도는 되니까요. 지하철역에서 멀지만 않다면 어떤 술집이라도 갈 수 있어요. 하하.”인터뷰 전에 문화일보 인근의 식당에서 돈가스로 함께 점심을 먹었다. 보통 성인 걸음으로 3분이면 갈 수 있는 거리였지만 시인의 속도로는 쉽지 않았다. 그러나 그런 불편함에 개의치 않고 기꺼이 인터뷰에 나설 만큼, 열정만은 청년의 그것에 못지않았다.―‘사당3동 별곡’에 나왔던데 건강의 비결이 산책이었나 봅니다.“걷기는 지금껏 건강을 지켜준 비결이랄까요. 산책은 재미나요. 보지 못했던 것을 새로 보게 하고 새로운 이야기가 발견되죠. 철학자 장 자크 루소도 산책을 좋아했잖아요.”―지인과의 모임에도 적극적이신 것 같아요.“동네에 자주 가는 단골집이 세 군데 있어요. 만나는 사람들의 취향에 따라 선택하죠. 여성들이 있을 땐 ‘경복궁’, 남자들끼리 있을 때는 ‘한울갈비’, 다른 하나는 해물집. 그리고 문학과지성사 지인들을 한 달에 한 번 정도 만나 한 잔씩 합니다. 김병익, 오생근 등이 참석해요. 김치수와도 참 가깝게 지냈는데… 생전에는 (한 달에) 두 번씩 만나고, 와인도 배웠고….”문지(文知·문학과지성사)의 창립 멤버인 김치수는 한국 문학의 1세대 평론가이자 황 시인의 평생의 지기(知己)로 지난 2014년 별세했다. 이번 시집 중 ‘코로나 파편들’에는 김치수에 얽힌 일화가 나온다. “8년 전 세상을 뜬 친구 김치수, 꿈에 나타났다/나 그 글 읽었어/마음에 들지 않다는 거냐?/대답 대신 지공다스 한 병 내밀었다/마스크 없이”. 지공다스는 김치수가 유학한 프랑스 론 지방 특산 와인이다. 황 시인은 “가성비가 좋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황 시인은 1978년부터 시인선을 낸 문지의 1호 작가다. 문지는 지난 4월 시인선 600호를 돌파했다. 황 시인의 이번 시집은 604호. 코로나19 위기가 심화되던 2020년부터 지난 4년간 쓴 글을 모은 것이다. 팔순이 넘은 나이에 마주한 무시무시한 역병(疫病)에 대한 시인의 우려와 의지가 잘 반영돼 있다.―시인의 말에서 “4년 전 시집 ‘오늘 하루만이라도’를 상재할 때 앞으로는 좀 건성건성 살아도 되겠구나 했지만 코로나바이러스가 그렇게 놔두지 않았다. 늙음이 코로나 글러브를 끼고 삶을 링 위에 눕혀버린 것이다”라고 하셨는데 여러모로 어려움이 많으셨던 것 같습니다.“코로나19 초창기에는 금방 끝날 줄 알았어요. 팔십 넘은 사람은 네 사람당 한 명꼴로 죽었죠. 그나마 남은 셋 중 둘 정도는 또 엄청난 고통을 겪었어요. 그래서 제 친구들도 모든 약속을 파기한 거죠. 저는 죽으면 죽는다고 생각했기에 제가 직접 파기하지는 않았어요. 하하.”―그래서인지 코로나19의 절박한 위협 속에서도 시인의 삶에 대한 태도에선 위트가 느껴집니다.“친척 중에는 아직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한 경우도 있어요. 죽는 것보다 고통도 크죠. 죽음에 대해서는 이미 시집 ‘풍장’ 때부터 고민해왔기 때문에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적었던 게 코로나19를 견디고 시를 쓰는 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해요. 75세까지는 병이 없었는데요. 그다음부터는 눈도 귀도 망가져 가요. 그래서 삶에 대한 미련과 애착을 끊고 살죠. 그게 더 즐거워요.” ‘그날 저녁’에는 시인의 이 같은 삶의 자세가 매우 관조적(觀照的)으로 그려져 있다. “세상 뜰 때/아내에게 오래 같이 살아줘 고맙다 하고∼걸으리,/가다 서다 하는 내 걸음 참고 함께 간다/길이 이제 그만 바닥을 지울 때까지.” 시인은 “죽음에 대한 간접 체험, 슬픔도 기쁨도 없이 담담하게 쓴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나를 따라 할 필요는 없어요. 다만 나는 이렇게 산다는 거죠. 결국 죽음에 지게 되겠지만 죽음에 지겠다는 생각을 하지는 않겠다는 거죠”라고 강조했다.―그럼 노년의 삶에서 중요한 것은 과연 어떤 것일까요.“타인의 늙음은 모르겠고요. 몸이 좀 불편하더라도 해야 할 일을 하는 거죠.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계속 해야 하고요. 타인에 대한 사랑을 넓혀야 해요. 예를 들어 어제보다 오늘이 허리가 더 불편하지만 그래도 약속은 지켜야 하니까요. 같이 늙어가는 사람들에게도 편안함을 따지지 말고 할 수 있는 거라면 해라! 좋아하는 건 난관이 있어도 해라! 얘기하고 싶어요.”표제작 ‘봄비를 맞다’의 “이것 봐라. 죽은 나무가 산 잎을 내미네,/풍성하진 않지만 정갈한 잎을∼그래 맞다. 이 세상에/다 써버린 목숨 같은 건 없다!”에서도 시인의 의지가 또 한 번 읽힌다.―그런데 요즘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들은 파이어(Fire·조기은퇴)족을 꿈꾸는 것 같습니다.“빨리 끝내고 즐길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요. 자신을 알아야죠. 독일도 불란서도 안 되는데 우리나라가 금방 그렇게 되겠어요? 일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해야죠.”황 시인의 나이를 무릅쓴 열정은 ‘사당3동 별곡’에서 다시 드러난다. 그는 이 산문에서 두 가지를 특별히 강조했다. 하나는 “우연을 제대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세상 사는 즐거움의 80∼90%를 잃을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다른 하나는 “사는 기쁨을 제대로 맛보려면, 혹시 영생을 믿는 사람일지라도, 1회밖에 주어지지 않는 진짜 꽃의 삶을 살아보기도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것.“우주의 운동은 타원 운동이고 원은 타원 중 특별하죠. 그처럼 필연은 우연의 특별한 형태. 우연을 필연이 아니라고 무시하면 즐거움이 없어요. 그리고 살면서 한 번뿐이라고 생각해야 진짜 기쁨이죠. 친구랑 술을 마시더라도 한 번뿐이라고 생각해야 즐겁지, 영원하다고 생각하면 뭐가 재미있어요. 이 두 가지는 늙음과 젊음에 상관없이 유효한 이야기라고 봐요. 유일하다고 할 때 확 다가오는 느낌이 있죠.”―이쯤에서 한국문학의 딜레마에 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최근 3년 연속 부커 인터내셔널 최종 후보 진출 등 요즘 전 세계적으로 K-문학이 뜬다고 하는데 또 한편으론 대형 작가의 부재라는 말도 나옵니다. “세계적으로 문학 자체가 모더니즘과 초현실주의 쇠퇴 이후 어떤 조류가 없어요. 삶을 작품으로 형상화한 것뿐이죠. 제 시도 그렇고요. 그게 유일한 조류죠. 상당히 많은 젊은이가 자기만 느껴요. 재미난 생각, 느낌이 있지만 전체까지는 생각하지 못하죠. 황석영의 부커상 불발이 그의 잘못도, 부커의 잘못도, 세계의 잘못도 아니죠. 우리나라 문학 수준은 결코 떨어지지 않아요. 근 10년간 노벨상 후보 수상작이 별 볼 일 없어요. 미국 여류시인 책 읽어봤더니 별것 아니에요. 오죽하면 밥 딜런이 받았겠어요. 하지만 늘 높낮이의 순환이 있듯이 지금은 최상이 아닌 작품들이 (나중에) 떠오를 수 있죠.”―경기 양평에 있는 황순원문학관이 요즘 인기입니다. 소나기를 연출한 물 폭탄 분수 때문에… 혹시 부친과 지역적 인연이 있나요.“아버지가 좋아했던 보신탕집이 거기 있었고… 하하. 소설 ‘소나기’의 마지막에 양평이 등장하죠.”―시인은 왜 아버지의 소설 대신 시를 선택하셨나요.“음악가가 되고 싶었으니까요. 음악과 제일 가까운 게 제겐 시였어요.”황 시인은 원래 음악가를 꿈꿨다. 고1 때는 음대 진학을 결심하고 한동안 클래식에 빠져 있었다. 일주일에 나흘은 종로1가 르네상스에 가서 우동 한 그릇을 먹고 온종일 음악을 듣다 집에 돌아갔다. 가장 아끼는 LP판도 실은 ‘돈 조반니’다.“나는 모차르트를 좋아했어요. 고1 때는 반년 동안 음대를 꿈꾸기도 했었죠. 중3 때 부산에서 서울에 올라오니 폐허였어요. 명동엔 똥이 쌓여 있을 정도로 엉망이었죠. 눈의 즐거움은 없으니 청각적 즐거움을 찾으려고 했던 것 같아요. 근데 제가 휘파람을 잘 못 불어요. 약간의 음치인 거죠. 하지만 성악가만 아니면 귀가 정확하면 되거든요. 그러나 그때는 그걸 몰랐죠. 어떻게 보면 음악가가 안 된 게 좋을지 몰라요. 현대음악은 12음 기법인데 제가 좋아한 건 바그너와 브람스예요. 그 사람들은 12음에 맞지 않거든요. 음대 갔어도 다시 문리대로 돌아왔을 거예요. 하하.”―얼마 전 신경림 시인이 타계했습니다만….“신 시인과는 문학적 교류만 있었죠. 민요를 수집해서 그런지 리듬이 참 좋았어요. 공주 지방 강연 뒤풀이에서 지인이 ‘선생님은 문지 사람입니다. 창비 사람 중에서는 누가 제일 좋겠습니까’ 해서 신경림이라고 했어요. 신경림은 제대로 술을 마셔본 적도 없지만 문학적으로 잘 통했다고 생각해요.”시인은 2시간 가까운 인터뷰 동안 허리를 세우고 앉아 있는 게 불편했을 법한데도 인상을 찌푸리지 않았다. 비록 걸음걸이는 느려졌고, 귀는 어두워졌지만 매 질문에 웃으며 화답했다. 며칠 후 기자도 시인이 즐겨 찾는다는 사당3동 산책길을 찾았다. 한번 걸어 보면 시인의 마음속에 한 발 더 다가설 수 있을 듯했다. 시인이 고3 때 써서 미당의 추천을 받은 절창인 첫사랑의 시 ‘즐거운 편지’가 스쳤다.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내 사랑도 어디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황동규 시인 프로필- 1938년 평안남도 숙천 출생이나 마음의 고향은 서울. 86세. 황순원의 장남- 서울고, 서울대 영문과, 동대학원 졸업. 영국 에든버러대 유학- 1958년 ‘현대문학’ 추천으로 작품 활동 시작- 1968년 서울대 영문과 교수 부임 후 30여 년간 재직- 주요 작품: ‘즐거운 편지’ ‘풍장’ ‘버클리풍의 사랑 노래’ ‘사는 기쁨’ ‘오늘 하루만이라도’ ‘봄비를 맞다’ 등- 수상경력:현대문학상, 이산문학상, 미당문학상, 은관문화훈장
    “제발 살아 달라”
    “제발 살아 달라” ▷“제발 살아 달라”―‘포스코히어로즈’에 선정돼 10일 상패를 받은 고교생 김은우 양, 지난달 12일 저녁 귀가하던 중 포항 형산강 연일대교에서 강으로 뛰어내리려는 40대 남성을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한 뒤 경찰이 오기까지 이 남성의 한쪽 다리를 붙잡고 “제발 살아 달라”며 뛰어내리지 못하게 막아. 이 같은 노력으로 이 남성은 경찰에 의해 구조돼. 김 양은 “무조건 아저씨를 살려야겠다는 일념으로 다리를 붙잡고 있었다”며 “아저씨가 살아서 정말 다행”이라고 말해.△“원래 울지 않으려 했는데 너무 기쁘고 눈물이 나서 두 번 울었다”―12일 전역한 방탄소년단(BTS) 멤버 진, 이날 소속사 팬 플랫폼 위버스를 통해 “군 생활을 되게 잘했다. 1년 6개월 같이 생활한 친구들이 저를 보내는데 오열을 했다”고 밝히며 이같이 말해.△“늘 스포트라이트 아래 사는 것이 어떤지 이해한다”―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 딸 패티 데이비스,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기고를 통해 마약 중독 사실을 숨긴 채 총기를 구매하고 소지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아들 헌터를 두둔하며. 데이비스는 10대 때 마약에 빠져 자살 직전까지 가기도 했고 1990년대 초에는 플레이보이지에 누드모델로 출연하기도 해. △“첫 공연, 무섭고 도망가고 싶기도”―27년 만에 연극에 도전한 배우 전도연, 11일 서울 LG아트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근 연극 ‘벚꽃동산’ 프리뷰 무대에 섰던 때를 떠올리며 이렇게 말해. 그는 “이 작품을 선택한 스스로가 원망스럽기도 했다”며 “무대에 올라 정신없이 연기하고 박수를 받으니 그제야 ‘잘해냈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여. △“북한 아직도 오물 풍선 보내나”―찰스 3세 영국 국왕, 11일(현지시간) 세인트 제임스 궁에서 열린 ‘하모니상’ 시상식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한 한국 측 참석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한반도의 최근 상황을 관심 있게 챙겨보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번 돈을 어디에 쓸지 결정할 권리는 근로자에게 있다”―리시 수낵 영국 총리, 11일(현지시간) 연간 170억 파운드(약 30조2000억 원) 규모의 감세를 골자로 한 총선 공약을 발표하며.△“이화영 전 부지사가 심부름꾼이라면, 이재명 대표는 설계자, 지휘자”―나경원 국민의힘 의원, 12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검찰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이른바 ‘대북송금 혐의’로 기소한 것과 관련해 “이화영 전 부지사 1심 판결에 따른 당연한, 아니 어쩌면 늦은 수순”이라며.△“이재명 대표가 너무 착하다. 나보다 더 착하다”―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12일 당무위원회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재명 대선 후보 맞춤형’ 논란이 일고 있는 당헌·당규 개정안에 대해 이 대표가 공개적으론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에 대해 이렇게 말하며 옹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