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ICBM 파생형 ‘천리마’ 동체 주말 인양할 듯…“심해잠수사 결박작업 중”

北 ICBM 파생형 ‘천리마’ 동체 주말 인양할 듯…“심해잠수사 결박작업 중”

군은 3일 오전 서해 먼바다에 추락한 북한의 우주발사체 ‘천리마 1형’ 잔해 인양작전을 본격화하고 있다.군 고위관계자는 “현재 심해 잠수사 등이 동체 결박작업 등을 본격적으로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작업이 순조로우면 이르면 이날 오후 늦어도 4일 정도에 천리마 2·3단 동체 인양작전이 완료돼 수면 위로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기대된다.군은 이날 오전 해난구조전대(SSU) 심해 잠수사를 전북 군산 어청도에서 서쪽으로 약 200㎞ 떨어진 바다의 해저로 투입했다. 인양은 잠수사들이 포화잠수를 통해 수심 75m 깊이 바닥에 가라앉은 15m 길이의 잔해에 고장력 밧줄을 묶은 뒤 끌어올리는 순서로 진행된다.군 당국은 오늘 중 천리마 동체 결박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북한이 공개한 사진을 분석한 결과 천리마 1형의 전체 길이가 29∼30m가량으로 추정됐는데, 식별된 잔해는 2단과 3단 추진체가 붙어 있는 형태일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발사체 상단에 탑재된 군사정찰위성 ‘만리경 1호’가 발견될 수도 있지만, 낙하 당시 해수면 충격에 의해 떨어져 나갔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잔해가 밧줄을 걸기 힘든 원통형인 데다 무게가 상당해 상당한 고난도 작업이 될 것으로 군은 예측했다.현재 해역에는 3500t급 수상함구조함 통영함(ATS-Ⅱ)과 광양함(ATS-Ⅱ)이 투입돼 지난달 31일부터 인양작전을 수행해왔다. 2일 오후 3200t급 잠수함구조함(ASR)인 청해진함이 합류하면서 인양작전에 속도를 내는 등 활기를 띠고 있다.청해진함은 물속에서 기체 중독을 막는 포화잠수 장비인 가감압 체임버를 보유하고 있다. 심해 잠수사들은 낮은 수온에서도 체온을 유지할 수 있는 ‘드라이슈트’를 착용하고 선상에서 가감압 체임버에 미리 들어가 해저 기압에 적응한 뒤 잠수사 이송용 캡슐을 타고 3인 1조로 잠수한다. 이 캡슐은 잠수사에게 최대 72시간 산소를 공급해준다.이종섭 국방부 장관은 지난 1일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수색 범위에 대한 질문에 “낙하물이 떨어진 구역이 100㎞ 이상 된다”고 답했다.당시 이 장관은 이르면 3일 잔해가 인양될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장 바닷속 시야가 좋지 않고 정조(停潮·물의 높이가 변하지 않는 시간) 시간이 한정돼 인양 시점이 다소 늦춰질 전망이다. 특히 잔해 동체 무게가 상당해 잔해 동체를 끌어올리는 작업이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한편 군은 지난달 31일 처음 찾았던 잔해 이외에 추가로 발견한 잔해는 아직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군은 선박 여러 척을 추가로 투입해 수색을 이어가고 있다.정충신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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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대통령실 행정관들, 내년 총선 출사표…현역 의원들 ‘긴장’

젊은 대통령실 행정관들, 내년 총선 출사표…현역 의원들 ‘긴장’

이동석 행정관, 2일 사직하고 3선 이종배 의원 지역구에 도전장이승환 행정관, 박홍근 민주당 전 원내대표 지역구행…여당 험지 지역김인규·여명 행정관 행보도 주목…대통령실 첫 내부 승진 시점도 관심대통령실에 근무하는 복수의 행정관들이 내년 4월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속속 지역구 출마를 위해 나서고 있다. 아직 총선까지 10개월 넘게 남았지만, 출마 희망 지역에서 인지도를 높여 당선 기반을 다지기 위해 젊은 행정관들의 움직임이 바빠지고 있다.2일 대통령실과 정치권에 따르면, 대통령실 홍보수석실 산하 뉴미디어비서관실 이동석 행정관이 이날 사직한다. 실무진 중 총선 출마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힌 첫 사례로 알려졌다. 후임 인선도 완료됐다. 이 행정관은 방송기자 출신으로 지난 대선 때 윤석열 대통령 후보 캠프에 합류했고, 2022년 5월부터 대통령실에서 일해왔다. 고향인 충북 충주 출마를 준비 중이다. 충주는 3선인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의 지역구다.정무수석실 이승환 행정관도 서울 중랑을 출마를 위해 이달 말 사직할 것으로 전해졌다. 정병국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의원 보좌관 출신인 이 행정관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전 원내대표 지역구인 중랑을에 출사표를 던진다. 박 전 원내대표가 내리 3선을 한 중랑을은 여당에서 ‘험지’로 분류되는 곳이지만, 민주당 출신 국회의원 2명(중랑갑 서영교 의원)이 장기 집권하면서도 지역 발전은 더딘 것에 대한 반감을 파고 들겠다는 전략이다. 중랑을은 이 행정관의 고향이기도 하다.같은 정무수석실에 근무 중인 김영삼 전 대통령의 손자 김인규 행정관도 올 여름 대통령실을 떠나 출마를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출마 지역은 김 전 대통령이 7선을 지낸 서구가 포함된 부산 서·동구가 유력하다. 김 행정관은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 비서관으로 근무하다가 대선 캠프가 꾸려지면서 부대변인으로 발탁됐다.역시 정무수석실에서 근무하고 있는 제10대 서울시의원 출신 여명 행정관도 서울 지역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 여 행정관은 행정관으로 일하면서 수석비서관회의에 참석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기존 청년정책을 비판하면서 연금개혁·여성 모병제 등을 제안해 주목받은 인물이다. 정치권에서는 오는 9~10월로 예상되는 개각 시기에 맞춰 대통령실 실무진의 ‘총선 출마 러시’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한편, 대통령실 실무진에서는 새 정부 출범 후 대통령실의 첫 내부 승진 시점이 언제가 될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애초 지난해 말 내부 승진 인사가 예정돼 있었지만, 이진복 정무수석·강승규 시민사회수석의 ‘훈장 수여 철회’ 파동 끝에 미뤄졌다. 중앙부처 차관 및 대통령실 비서관 인사가 이뤄진 다음, 행정관 인사가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노기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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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y

90만 원대 ‘이부진 백’ 매장 국내에 문 열었다

90만 원대 ‘이부진 백’ 매장 국내에 문 열었다

‘이부진 백’으로 알려져 품귀가 이어진 프랑스 패션 브랜드 데스트리(DESTREE)가 국내 상륙했다.2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데스트리의 임시 팝업스토어가 서울 강남구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3층에 문을 열었다. 데스트리가 국내에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데스트리는 2016년 프랑스 파리에서 시작한 신생 디자이너 브랜드다. 세계 최대 명품 기업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아르노 회장의 셋째 며느리인 제럴드 구이엇과 당시 디올 임원이었던 레티시아 브로소가 공동 창업했다. 유명 모델 지젤 번천, 가수 비욘세와 리한나, 제시카 알바, 리즈 위더스푼 등이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에는 핸드백과 주얼리 제품 위주였으나 지난해 처음으로 여성 의류를 선보이며 본격적인 패션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국내에 알려진 계기는 지난 2월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이 정몽규 HDC그룹 회장 장남인 정준선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결혼식에 참석하면서다. 당시 이 사장은 ‘하객룩’으로 회색 케이프 코트를 갖춰 입고 데스트리의 ‘건터 파스망트리 백’을 양손에 들어 화제가 됐다. 명품 브랜드 가방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의 가방을 들어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 가방은 노끈을 둥글게 말아 만든 듯한 공예 작품이 가미된 검은색 가죽 백이다. ‘건터백’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국내엔 공식 매장이 없어 소비자들은 해외 직구로 이 가방을 구매해왔다.해당 제품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550유로(약 75만 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이번 팝업스토어 공식 판매 가격은 95만8000원이다. 데스트리 임시 매장은 다음 달까지 한정 운영된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패션전문기업 한섬이 데스트리 팝업 입점을 성사시켰다.업계에 따르면 매장 오픈 첫 날부터 ‘이부진백’을 찾는 소비자들이 줄이어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이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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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ciety

보신탕집 사라지나… 서울시의회, 개고기 취급 과태료 500만 원 추진

보신탕집 사라지나… 서울시의회, 개고기 취급 과태료 500만 원 추진

서울시의회가 개고기를 취급하는 업체에 500만 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하는 조례안을 추진한다.3일 시의회에 따르면 기획경제위원회 국민의힘 소속 김지향 의원은 개 식용 근절을 위한 ‘개·고양이 식용 금지에 관한 조례안’을 최근 대표 발의했다. 문화적 특수성과 현행법 사이에 놓인 개 식용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취지다.김 의원에 따르면 축산물위생관리법상 개와 고양이는 가축으로 인정되지 않고, 또 식품 원료를 규정한 ‘식품의 기준 및 규격’에서도 개와 고양이는 식품에 포함하고 있지 않아 이를 판매·조리하는 경우 위법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관습적으로 개고기 섭취가 이뤄졌기 때문에 이를 단속하거나 금지하는 것이 어려웠다.조례안은 개·고양이 식용 금지를 위한 서울시장의 책무, 기본계획과 시행계획 수립, 실태조사, 식용 금지 지원 사업, 위원회 운영, 과태료 등의 규정을 담고 있다. 원산지와 유통처가 불명확한 개고기의 비위생적인 실태를 서울시가 집중 단속하고 개고기 취급 업체와 식품접객업소 등의 업종 변경을 유도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과태료 기준은 동물보호법과 식품위생법에서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위임한 규정을 준용했다. 동물보호법은 동물의 보호와 공중위생상 위해 방지를 위해 필요시 동물 소유자에 대해 출입·검사 등의 조처를 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거부할 경우에는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식품위생법에 따르면 판매를 목적으로 한 식품과 식품 첨가물을 제조·가공·운반할 때 깨끗하고 위생적으로 다루지 않을 경우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해당 조례안이 다음 달 시의회 의결을 거쳐 공포되면 올해부터 개 식용 업계와 동물보호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운영회가 운영되고 업종 변경을 위한 경영 컨설팅 등이 지원된다. 단, 조례안은 과태료 부과를 곧바로 시행하지 않고 관련 이해관계자들이 조례 내용을 숙지하고 필요한 준비를 할 수 있도록 과태료 부과까지는 1년간의 시행 유예기간을 뒀다.김 의원은 "반려 인구 1300만 명 시대에 문화적 특수성과 현행법 사이에 놓인 개 식용문제를 해결하고 관련 업종 종사자들의 실질적인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조례안을 발의했다"며 "현재 개고기의 유통 실태가 잠재적으로 전염병과 위생 문제를 야기할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개 식용 업계의 자연스러운 폐업을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이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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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national

‘우크라 지원 Top10’ 1위는 美…GDP 규모로는 불안한 이웃들 ‘최대 성의’

‘우크라 지원 Top10’ 1위는 美…GDP 규모로는 불안한 이웃들 ‘최대 성의’

러시아의 침공을 받은 후 우크라이나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전력(戰力)을 보강하기 위해 국제사회에 무기 등의 지원을 호소해 왔다. 이에 호응한 서방 진영이 무기와 인도적 물자 등을 지원하는 데 핵심축은 미국이었다. 미국은 단일 국가로는 우크라이나에 가장 큰 규모의 지원을 제공해 왔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무너질 경우 러시아의 다음 ‘먹잇감’이 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안게 된 발트3국 역시 국세(國勢)에 비해 막대한 지원을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우크라이나 매체 ‘뉴 보이스 오브 우크라이나’(NV)는 최근 지난해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이 시작된 이후 올해 2월 24일까지 자국에 대해 이뤄진 타국의 지원 규모 1위부터 10위까지의 분석 결과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해당 기간 동안 가장 큰 규모의 지원을 해온 것은 단연 미국이었다.미국은 이 기간 동안 우크라이나에 대해 634억 달러(약 83조 원) 규모의 지원을 보내왔다. 미국이 지원한 규모는 2~9위 국가·지역의 지원 규모를 다 합친 471억 달러(약 62조 원)의 약 1.3배였다.미국의 뒤를 이어 우크라이나에 큰 지원을 보낸 곳은 유럽연합(EU)였다. EU는 같은 기간 회원국들로부터 모은 167억 달러(약 22조 원) 규모의 지원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했다. 3위인 영국의 지원 규모는 83억 달러(약 11조 원)였다. NV는 이들 외에 구체적인 지원 규모는 거론하지 않았지만 독일, 캐나다, 네덜란드, 폴란드, 프랑스, 노르웨이, 스웨덴 순으로 지원 규모가 컸다고 전했다.NV는 각국의 지원 성격도 분석했는데, 폴란드·노르웨이·스웨덴·영국 등은 군사적 지원에 주로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달리 EU와 캐나다는 금융 지원에 방점을 뒀으며 독일과 프랑스는 인도적 지원을 강조해 왔다는 것이다.한편 우크라이나 지원 규모 ‘Top 10’에 들지는 않았지만, 각국의 경제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국내총생산(GDP)을 감안할 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을 목도하고 있는 라트비아·에스토니아·리투아니아 등 발트3국 역시 만만치 않은 지원을 보내며 성의를 표한 것으로 집계됐다. NV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라트비아는 이 기간 4억 달러(약 5230억 원)를 지원했으며 이는 자국 GDP의 1% 정도로, GDP 대비 우크라이나 지원액 규모가 가장 컸다.같은 기준으로 에스토니아는 GDP 대비 0.88%인 3억 달러(약 3923억 원)을 지원했으며 리투아니아는 GDP 대비 0.74%인 5억 달러(약 6539억 원)를 지원했다. GDP 대비 지원 규모로는 발트3국이 1~3위인 셈이다. 발트3국과 같이 이번 전쟁이 벌어진 지역 인근 국가인 폴란드와 체코도 해당 기준에서는 4위 및 5위였다. 같은 기준으로 봤을 때 미국의 지원 규모는 자국 GDP의 0.27% 정도였다.NV는 이번 분석에 국제통화기금(IMF), 독일의 킬 세계경제연구소(Kiel IfW), NV와 협력하는 베트남 자산운용사 드래곤캐피탈의 산출자료를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또 NV는 이번 보도에서 국가·지역별 지원 규모 뿐만 아니라 대기업과 대형 금융기관, 유명 스포츠클럽과 연예인, SNS 업체, 일반 개개인들의 지원을 거론하며 "모든 기여는 (우크라이나) 군대를 지원하는 전반적인 과정에서 커다란 역할을 하지만 그 정확한 가치를 따지는 것은 있을 수 없는(impossible) 일"이라고 전했다.박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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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뾰족한 첨탑 대신 주변 산세와 조화… 서구 추종 벗어난 한국적 성미술

뾰족한 첨탑 대신 주변 산세와 조화… 서구 추종 벗어난 한국적 성미술

글·사진 =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김종영(1915∼1982), 문학진(1924∼2019), 김세중(1928∼1986), 권순형(1929∼2017), 이남규(1931∼1993), 최종태(91), 이종상(85). 한국 근현대 미술사의 거장들이다. 이들 작품이 한곳에 있다고 하면, 미술관을 떠올릴 것이다. 그런데 그곳은 다름 아닌 서울 혜화동성당이다. 낙산 자락에 있는 이 성당은 1927년 서울에서 가톨릭 성전으로 명동성당, 중림동성당에 이어 세 번째로 세워졌다. 1909년부터 이곳에 있던 베네딕도 수도원이 원산 덕원으로 이사 가자 수도원 목공소를 개조해 지었다. 1955년부터 5년간 신축 공사를 해 지금과 같은 모습의 성당을 완성했다. 당시 신도로 있던 장발(1901∼2001) 서울대 미대 학장이 신축 작업 전반을 이끌었다고 한다.장 학장은 이 성당의 성미술(聖美術) 작업에 미대 제자들을 참여시켰는데, 자신의 이름으로 된 작품을 남기지는 않았다. 한국 근현대미술의 선구자로서 서울대 미대를 창설하고 후학들의 벗바리 역할을 했던 장 학장의 인품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제2공화국 수반이었던 장면(1899∼1966) 전 총리의 동생인 장 학장은 20대에 명동성당 12사도화를 그렸던 성미술 거장이었다. 그럼에도 혜화동성당 작업에서는 한 발 뒤로 물러서 제자들을 앞세운 것이다.혜화동성당은 한국 성미술 역사에서 특별히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한국인 정서에 맞는 토착화 미술의 본보기이기 때문이다.우선 설계를 맡은 이희태(1925∼1981) 건축가는 우리나라 지형에 어울리는 모양을 지향했다. 서구 고딕 양식은 유럽처럼 평지가 많은 곳에 맞기 때문에 거기서 벗어나 한국의 산세와 조화를 이루는 건축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결과로 7개의 둥근 기둥이 받친 신전 모양의 성당이 탄생했다. 대형 부조 벽화 아래로 25개의 화강암 계단을 올라가야 입구로 들어설 수 있다.기존의 뾰족한 첨탑 양식 성당에 익숙했던 사람들은 새 성전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성당이 과연 이래도 되나, 게정대는 목소리가 있었다. 그러나 이후 전국에 다양한 형태의 성전들이 들어서며 그 목소리는 잦아들었고, 우리 정서에 맞게 토착화한 건축 효시로 인정받게 됐다.이 성당은 1990년대에 마당 대부분을 시의 도로 확장에 내놨다. 그 때문에 성(聖)과 속(俗)의 중간 지대가 없어져 고즈넉한 분위기가 사라졌다. 그 아쉬움을 달래주는 것은 역시 성당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 성미술 걸작들이다.계단 위의 대형 부조 벽화는 ‘최후 심판도’다. 예수 그리스도가 오른손을 치켜든 모습 옆에 네 복음서(마르코, 요한, 마태오, 루가복음)를 상징하는 사자, 독수리, 천사, 황소를 새겨놨다. 부조의 선과 면이 굵고 단순해서 강렬한 느낌을 준다. 장발의 주도로 김세중이 원도(原圖) 만들고, 송영수(1930∼1970)와 최만린(1935∼2020)이 협력해 흙으로 빚었다. 그 후 김세중과 장기은(1922∼1961) 작가가 조각했다.장발의 제자였던 김세중은 광화문광장의 ‘충무공 이순신 장군상’ 작가로 유명하다. 아내인 김남조(95) 시인과 함께 가톨릭 신도였던 그는 이 성당의 여러 곳에 작품을 통해 신심을 새겼다. 성베네딕도상(화강석), 제대(대리석), 십자고상(화강석) 모두 그가 만든 것이다.제단 아래쪽 왼편 벽감에 있는 성모자상(시멘트)도 그의 작품이다. 이 성당의 세 묘원(墓園) 중 하나인 경기 포천 묘원의 장면 전 총리 묘역에 설치돼 있던 것이다. 세월이 흐르며 지형 변화 등의 이유로 방치돼 있던 것을 2017년에 홍기범 당시 주임신부가 발굴해 본당에 모셨다고 한다.성당 안에 들어서면, 예수 부활상이 얹혀 있는 성수대(聖水臺·아래 작은 사진)를 바로 만나게 된다. 5만 원권 화폐의 신사임당 영정을 그린 이종상 작가가 암적색 화강석 좌대를 디자인하고 제작했다. 그 위에 임영선(64) 작가의 부활상(황동)이 자리했다. 부활한 그리스도 상반신을 상하로 가늘게 과장한 성상은 못 자국이 있는 두 손을 크게 강조했다. 신도들이 자기 손을 하도 많이 얹어서 못 자국이 닳아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그 앞에 서면 하릴없이 손을 얹게 된다.문학진의 ‘103위 순교성인화’, 권순형의 도자벽화, 김종영의 성수반(聖水盤), 이남규의 유리화 등도 매혹적인 작품들이다. 제작 과정의 일화들이 모두 흥미로운데, 특히 ‘103위 순교성인화’는 그 사연을 작품 옆에 써놨다. 그중 가장 인상적인 대목은 김대건 신부와 외국인 신부 자리를 바꿔놓게 된 이유다. 문학진 작가는 명동성당의 ‘79위 복자 성화도’를 참고했는데, 대부인 박갑성 당시 서강대 교수가 “외국인이 중앙에 있으면 주체성이 부족해 보인다”고 한 것을 받아들였다고 한다. 중앙의 외국인 자리와 김 신부 자리를 서로 바꾼 것이다.이에 대해 혜화동성당 도록은 “쿠데타라고 표현될 정도로 큰 사건이었고, 성미술에서 주체성을 찾으려고 노력한 하나의 큰 결실이었다”고 기록했다. ‘주체’라는 말이 북쪽 정치체제 탓에 오염돼버렸으나, 그 체제에 의해 탄압받았던 가톨릭의 작가들에 의해 남쪽의 한 성당에서 성스럽게 되살아난 셈이다. 그러고 보면, 이 성당 마당에 있는 최종태 작가의 성모상과 요셉상도 ‘주체적’ 한국인의 얼굴을 하고 있다.행방 묘연 ‘韓 성모·순교 복자’바티칸 서고서 발견 ‘감격 귀환’이순신 영정 그린 장우성 비화타계 직전 김수환 추기경 세례서울 혜화동성당 뒤쪽에 자리한 가톨릭대 성신교정엔 주교관이 있다. 한국의 역대 추기경들이 퇴임 후 머무르는 곳인데, 성미술과 관련한 숨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대한민국 표준영정 제1호 충무공 이순신 영정을 그린 월전(月田) 장우성(1912∼2005) 화백의 작품에 관한 것이다.장 화백은 1949년 바티칸 국제 성미술전에 한국 대표로 ‘한국의 성모와 순교 복자’ 3부작을 출품했다. 한복을 입은 성모와 성인상을 한국화풍으로 그린 것이었다. 작가는 30대에 제작한 이 그림에 애정이 깊었으나, 작품이 로마 교황청에 간 후로 그 행방을 알 수 없었다. 1991년 자신의 화집에 넣고 싶어 바티칸까지 갔지만 찾을 수 없었다.그로부터 10년 후 바티칸 고문서 서고에서 일하던 한국인 사서가 우연히 발견했고, 최승룡 당시 한국교회사연구소장이 국내에 들여와 주교관에서 처음 공개했다. 장 화백은 “한 번도 잊어본 적 없는 옛 애인을 만난 것 같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이때 서울대교구장에서 물러난 후 주교관에 머무르고 있던 김수환(1922∼2009) 추기경이 그 감격을 함께했다.장 화백은 성화 3부작뿐만 아니라 성미술 작품을 여러 점 제작했으나 가톨릭 신도는 아니었다. 서울대 미대 교수 동료였던 장발 작가 등이 영세를 받으라고 권유해도 계속 미뤘다고 한다. 그러다가 타계 전해인 2004년 신도인 딸들의 권유를 받아들여 영세를 희망했다. 당시 서울대교구 성미술 감독이었던 정웅모 신부가 장 화백 자택을 방문해 예비자 교리를 3번 받게 했다. 장 화백의 거동이 불편해 외출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이야기를 전해 들은 김 추기경이 장 화백 집으로 직접 찾아가 세례 성사를 집전했다. 영세 현장에 함께 했던 정 신부는 “장 화백이 하느님을 온전히 받아들이는 모습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예술가는 아름다움의 추구를 통해 진선미의 원천인 하느님께 다가갈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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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년전 영국, 100년전 미국… 지금은 한국교회가 세계선교”

“200년전 영국, 100년전 미국… 지금은 한국교회가 세계선교”

“전 세계에서 한국 선교사들을 만났습니다. 그들은 어려운 곳에서 신실하게 복음을 전하고 있어 늘 감동을 받습니다. 200년 전엔 영국 교회가, 100년 전에는 미국 교회가, 지금은 한국 교회가 세계 선교를 하고 있습니다.” 프랭클린 그래함(사진) 목사는 1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한국 기자들을 만나 이렇게 말했다. 그는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빌리 그래함 전도대회 50주년 기념대회를 앞두고 방한했다. 빌리 그래함(1918∼2018) 목사의 아들인 그는 구호단체 ‘사마리안 퍼스’를 이끌며 기독교 복음 전파에 앞장서왔다. 미국 남침례교 목사였던 아버지에 이어 세계 기독교계에서 영향력이 큰 지도자로 인정받는다. 빌리 그래함 목사는 한반도가 6·25전쟁의 화염에 휩싸였을 때 미국 해리 트루먼 대통령을 찾아가 눈물로 호소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50여만 명의 한국 성도들이 나라를 구해 달라고 기도하는데 포기하십니까?” 이 한마디가 미국을 포함한 유엔 16개국이 참전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게 기독교계 정설이다. 그가 1973년 서울 여의도광장에서 펼친 전도집회는 세계 기독교 사상 최대 규모로 기록되고 있다. 그해 5월 30일부터 6월 3일까지 열린 집회에 연인원 334만여 명이 모였으며, 마지막 날에만 110만 명이 참가했다. 이 대회를 계기로 한국 교회는 부흥 가도를 달려 세계 기독교계의 중심으로 부상했다. “지난 50년 동안 한국은 큰 변화가 있었고, 부유한 국가가 됐습니다. 서울은 세계적 도시이고, 한국은 기술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많은 돈과 기술을 갖고 있어도 그것이 삶의 목적과 의미를 찾는 공간을 채울 수 없습니다. 그 공간은 오직 하나님만이 채울 수 있습니다.” 프랭클린 그래함 목사는 이번 50주년 기념대회에서 하나님이 한국인을 특별히 사랑한다는 메시지를 전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세상이 빨리 변하고 교회도 바뀌지만, 하나님 말씀은 변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범교단 행사로 펼쳐지는 이번 대회의 고문을 맡은 김장환 목사(극동방송 이사장)는 “제가 50년 전 대회에서 통역을 할 때가 39세였고 지금은 89세인데 죽지 않고 살아서 대회에 참석할 수 있는 것이 얼마나 감사하냐”라며 “앞으로 50년 후에도 대회가 열리길 바란다”고 했다. 미군 부대 하우스보이 출신으로 미국 유학을 통해 목회자가 된 김 목사는 1973년 집회에서 설교 통역을 훌륭하게 해낸 것으로 유명하다. 장재선 선임기자 jeijei@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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