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 : 윤정아·권승현·조율·전수한 기자
삽화 : 김유종 기자
제작 : 문화일보 디지털콘텐츠부
문화일보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께 같은 질문을 저소득가정 아동·청소년 215명과 부모 258명에게 물어봤습니다.
“금쪽이로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언제 ‘금쪽이’라고 느껴지시나요?
평소 ‘TV 속 금쪽이’ 아이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나요?
저소득층 아동·청소년은 금쪽이를 보면 이런 감정이 든다고 했습니다. (중복 응답)
가장 많은 아이들이 금쪽이를 ‘도움이 필요한’ ‘안타까운’ 친구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자신을 금쪽이라고 생각해본 적 있는 아이들 역시 금쪽이를 ‘도움이 필요한 친구’로 보고 있었습니다. 저소득가정 아이들 10명 중 3명 정도는 자신을 도움이 필요한 안타까운 상태라고 호소한 셈입니다.
실제 문화일보가 만난 '가난한 금쪽이'들은 하나 같이 도움을 호소했습니다. 생계의 어려움으로 정신 건강 치료의 '골든 타임'을 놓친 것을 후회하면서도 치료 공백 없이 '장기 레이스‘를 완주할 자신이 없다고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초등학교 3학년 나영이는 ADHD, 경계선 지능장애를 앓고 있습니다. 나영이는 5세가 되서야 겨우 문장을 말했습니다. 초등학교 입학때까지 간단한 국어·수학 문제를 푸는 데도 또래에 비해 3~4배 시간이 걸렸습니다. 엄마는 전문가의 진단을 받고 싶었지만, 검사만 수십만 원이 든다는 말에 쉽게 병원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당시 나영이네는 아빠가 버는 월 150~200만 원 정도의 월급이 전부인 '차상위 계층'이었거든요.
나영이 엄마는 인터넷 검색을 하다 한 ‘맘 카페’에 올라온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교육청 지원으로 검사와 치료를 무료로 받을 수 있다’는 글을 읽게 됐습니다. 엄마는 나영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때까지 일단 기다리기로 했습니다. 유명 소아정신과 병원은 애초부터 선택지에 없었습니다.
“2년 전 그 때, 치료를 시작했다면 우리 나영이 지금 학교 생활이 덜 힘들었을 텐데...”
나영이는 초등학교 입학 후 학교를 통해 아동발달센터에서 처음 종합심리평가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경계성 지능 장애 소견을 받았습니다. 엄마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슬퍼할 시간도 없었습니다.
주민센터, 구청, 교육청, 학교에 SOS 를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확실한 정보를 알려주는 곳은 없었고, 몇몇 담당자는 “나영이가 받을 수 있는 지원이 아무것도 없다”는 잘못된 정보를 알려주기도 했습니다
엄마가 정보를 찾아 헤매는 동안 초등학생 나영이의 학교생활은 점점 더 힘들어졌습니다. 현재 3학년인 나영이는 아직 한글을 완전히 떼지 못했습니다. 시계를 읽는 법도 아직 모릅니다. 집중력이 약해 선생님, 친구들이 하는 말을 잘 놓치기도 합니다. 친구들이 놀려도 적절하게 대응하지 못합니다. 나영이 마음 속에는 억울함과 우울함이 쌓였습니다. 폭식증으로 이어졌고 소아비만과 성조숙증까지 왔습니다.
나영이는 올해 6월 지역 내 기초건강복지센터를 통해 종합심리평가(소위 ‘풀배터리 검사’)와 주의력 평가를 받았습니다. 엄마는 평가 보고서를 읽고 한참을 울었다고 했습니다. 생소한 의학적 용어와 각종 수치들 속에서 나영이의 고통과 외로움을 선명하게 읽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전문가의 진단은 경계성 지능 장애 그리고 ADHD 였습니다. 나영이 엄마는 진단서를 들고 교육청을 찾아갔습니다. 교육청은 한 소아정신과 병원을 연계해줬습니다. 처음 나영이가 치료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 이후 병원 진료까지 2년이나 걸린 셈입니다.
올해 나영이네 가족은 기초수급 가정이 됐습니다. 아빠의 월급은 그대로인데 이사 가면서 월 90만 원의 월세까지 부담해야 합니다. 나영이가 기댈 곳은 나라 지원과 아동복지기관의 도움 뿐입니다. 현재 나영이는 아동·청소년심리바우처를 통해 매주 한 번씩 언어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을 통해 매주 미술 심리 치료도 받고 있습니다. 그 덕에 나영이 엄마가 지출하는 나영이 치료비용은 한 달에 10만 원 정도 뿐입니다. 물론, 이 돈도 나영이 가족에게는 큰 돈입니다.
문제는 내년, 내후년, 그리고 나영이가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하기까지 얼마가 될지 모르는 기나긴 시간들입니다. 나영이가 이용하고 있는 아동·청소년심리바우처는 1년 단위로 지원되는데, 단 한번만 연장이 가능합니다. 내년까지만 이용할 수 있는 셈이죠. 나영이가 가장 좋아하는 미술심리치료도 1년 후에는 자비로 충당해야 합니다.
나영이 엄마는 아르바이트로라도 돈을 벌고 싶지만 나영이를 혼자 둘 수가 없습니다. 나영이는 시선이 뺏기면 한 곳만 바라보는 습성이 있어 차를 보지 않고 길을 건너거나 쉽게 모르는 사람을 따라가는 등 한 순간도 눈에서 뗄 수 없기 때문이죠. 나영이 엄마는 막막하기만 한 이 현실을 어떻게 이겨내야 할까요?
나영이와 같은 고민을 하는 가난한 금쪽이는 참 많습니다. 가난한 금쪽이들의 마음 건강은 어떨까요?
2018년 소득격차에 따른 아동·청소년 정신건강 수준을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소득이 낮을수록 우울 및 불안, 공격성 지수 평균 점수가 높아지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문화일보와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저소득가정 부모 258명, 일반가정 부모 500명을 대상으로 ‘아동·청소년 마음건강 현황’에 대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자녀의 마음 건강 문제로 상담이나 진료를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한 비율은 각각 35.2%, 14.2%였습니다. 이들에게 '인지부터 진료까지' 걸린 시간을 물어보니 저소득가정이 일반가정에 비해 상대적으로 느렸습니다.
저소득가정이 일반가정에 비해 상대적으로 빠른 치료가 이뤄지지 않은 이유는 다음 질문에서 유추해볼 수 있었습니다. 바로, 경제적 압박입니다.
사람들이 마음 건강 서비스를 받는데 있어 장애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중복 응답)
소득수준에 따른 ADHD 발병률을 연구한 박은철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말했습니다.
“ADHD만 놓고 봐도 고소득층 진료 인원이 더 많습니다. 이유는 경제적 이유 등으로 병원에 오지 못해 ‘통계’에 잡히지 않는 저소득층이 많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이 저소득층의 ADHD 유병률이 과소평가됐다고 보는 이유입니다.”
결국 ‘가난한 금쪽이’들은 국가 시스템에 기댈 수밖에 없습니다. 마라톤처럼 장기적으로 치러지는 정신 건강 치료에 드는 막대한 병원비를 대기 어렵기 때문이죠.
하지만 문화일보가 살펴본 결과, 국가 시스템에는 곳곳에 구멍이 뚫려 있었습니다. 금쪽이를 둔 부모님들이 “우리나라는 각자도생으로 살아남아야 합니다”라고 입을 모으는 이유입니다.
그럼, 가난한 금쪽이들이 마주한 국가 시스템의 실상을 문화일보가 만난 금쪽이들과 함께 살펴볼까요?
먼저 학교입니다.
학교 현장에선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와 위(Wee) 클래스가 교실 내 금쪽이를 찾아내고 1차 도움을 줍니다.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는 학교 현장에서 금쪽이를 선별하고 도움을 주는 든든한 거름망이 되고 있을까요?
부산에 사는 도영이는 7세부터 ADHD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났습니다. 태권도 학원에 간 도영이는 40분 가량 도장을 쉬지 않고 뛰어다녔습니다. 학원은 결국 아이의 입단을 거절했습니다. 이에 큰 충격을 받은 엄마 인혜 씨는 도영이를 소아정신과에 데려갔습니다. 그 결과 도영이는 ADHD, 틱, 경증의 우울장애를 진단받았습니다.
도영이는 초등학교 입학 후 받은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를 받고 관심군으로 분류됐지만 학교에서 관련 연계 지원을 받지 못했습니다. 이미 복용하고 있는 약이 있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도영이 엄마 인혜 씨는 심층 검사를 원한다며 위 센터를 찾아갔지만, 위 센터 담당자는 “치료를 이미 받고 있는데 왜 왔느냐”고 면박을 줬습니다.
최근 6년간(2017~2022년) 연평균 8만535명의 학생들이 학생정서행동특성검사를 통해 관심군(자살위험군 포함)으로 분류됐습니다. 그러나 그 중 2만277명(25.2%)은 전문기관으로 연계되지 못했습니다.
자살위험군만 따로 떼서 볼까요? 연평균 1만9498명의 학생들이 검사를 통해 발견됐지만, 그 중 3854명(19.8%)은 전문기관에 연계되지 못하고 ‘방치’됐습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부모가 원하지 않는 경우나 정신건강 의료 인프라가 취약한 도서벽지 등 지방인 경우는 전문기관 연계까지 이어지지 못할 때가 많다"고 했습니다.
다음은 개구쟁이 주안이 하윤이 남매입니다. 두 남매가 다니는 초등학교엔 위 클래스가 없었습니다.
서울시 구로구에 거주하는 주안이, 하윤이 남매는 ADHD를 앓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인 주안이는 쉽게 흥분하고 충동적이죠. 반면 초등학교 2학년인 하윤이는 조용한 ADHD 증상을 보입니다. 모든 일을 밖으로 말하지 않고 혼자 참습니다. 학교 친구들이 놀리거나 괴롭힐 때도 그 의중을 잘 파악하지 못했습니다.
주안이와 하윤이에게는 마음이 힘들 때마다 찾을 위 클래스가 필요했지만, 남매가 다니는 학교에는 위 클래스가 없었습니다. 주안이가 화를 내거나 흥분할때마다 선생님은 주안이를 교무실에 앉혀두고 엄마에게 “학교로 아이를 데리러 오라”고 했습니다. 결국 주안, 하윤이 남매의 엄마 민선 씨는 계속되는 학교 호출에 직장을 그만둬야 했습니다. 민선 씨는 “조금이라도 아이들이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위 클래스가 있는 학교로 전학 가는 방안을 고민 중이에요”라고 했습니다.
학교마다 설치되는 위 클래스 구축률은 아직도 74%에 그칩니다. 전국 학교 4곳 중 1곳엔 위 클래스가 없다는 뜻이지요. 초중고, 학급별로 뜯어볼까요? 초등학교는 60%, 중학교는 87%, 고등학교는 93%입니다.
위 클래스에서 일하는 전문상담교사 배치율도 터무니없이 낮습니다. 교육부에 따르면 학교 내 전문상담교사 배치율(전문상담교사 수/학교 수)은 올해 8월 기준 39.5%에 그칩니다. 학교 5곳 중 3곳엔 전문상담교사가 없는 셈입니다. 교육지원청에 배정돼 전문상담교사가 없는 소규모 학교에 순회상담을 하는 전문상담순회교사까지 포함하더라도 46.3%에 그칩니다.
전문상담교사 배치율을 초·중·고 각 학교급별로 자세히 들여다볼까요?
초등학교는 전문상담교사 배치율이 올해 8월 기준 26.8%입니다. 전국 초등학교 10곳 중 7곳 이상은 전문상담교사가 없다는 뜻입니다. 주목해야 할 건 학교폭력예방법(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과 초·중등교육법은 학교마다 상담실을 설치하고 ‘전문상담교사’를 두도록 규정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위 클래스에서 일하는 송모 상담교사는 "현재 초등학교는 중고등학교에 비해 위 클래스 설치율이 낮고, 정원이 많아도 학교당 1명의 상담교사만 배치돼있습니다. 저희 학교의 경우도 현재 학교 정원이 1300명 정도인데, 저 혼자 한달에 90~100건 정도의 상담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담임교사 및 학부모의 의뢰만 받기에도 벅차다보니, 의뢰가 없어도 치료가 필요해 보이는 아이들을 발견해도 직접 개입하기가 어려운 상황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각 지방자치단체엔 정신건강복지센터가 있습니다.
진영 씨의 아들 서준이는 6살 때 ADHD 판정, 7살 때 틱 판정을 받아 약을 복용 하고 있습니다. 서준이는 치료를 시작한 뒤 이전보다 증상이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본인이 원하는 대로 되지 않으면 화를 참지 못합니다. 이 때문에 학교에서 교우관계도 좋지 않습니다. 새로운 환경에 예민한 ADHD 특성상, 새 학기나 시험기간 때면 6~7가지의 틱 증상이 동시에 나오기도 합니다
그러나 서준이가 살고 있는 서울 송파구(2022년 기준)에는 아동전담팀이 없었습니다. 아동 전담 인력이 있느냐 없느냐는 천지차이입니다. 서울의 한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근무하는 전문요원 오해영(가명) 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동·청소년은 저학년과 고학년의 접근법도 다를 정도로 예민합니다. 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일하는 전문요원(간호사, 임상심리사, 사회복지사, 작업치료사)은 자격 조건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아동·청소년 관련 전문 지식이나 경험을 쌓기 어렵습니다. 즉, 전문요원이라고 해서 아동·청소년 전문 지식을 갖췄다고 보기 어렵다고 볼 수 있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아동·청소년만 담당하는 전담팀과 인력이 필요합니다.”
그럼 서울시 송파구를 제외한 다른 정신건강복지센터엔 아동·청소년 전문인력이 있을까요?
2022년 기준 263개 센터 중 아동·청소년 전문 상근인력이 있는 곳은 226곳뿐입니다. 10곳 중 1곳 이상은 여전히 아동·청소년 전문인력이 없습니다.
아동·청소년 전담인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절반 이상이 1~2명만 보유하고 있 었습니다. 지난해 기준으로 아동·청소년 전담인력이 1명인 곳은 90곳, 2명인 곳은 72곳이었습니다.
국가에선 가난한 금쪽이들의 치료를 지원하기 위해 바우처를 줍니다. 먼저 어떤 바우처가 있는지 알아봅시다. 아동·청소년 정신건강을 위해 국가가 지원하는 바우처는 다양합니다.
이 중 영유아발달지원 서비스 바우처, 아동·청소년 정서발달지원 서비스 바우처, 아동·청소년 심리지원 서비스 바우처 부터 볼까요?
이 세 바우처는 각 기초지방자치단체마다 지원 여부, 바우처명, 지원 내용, 대상 등이 천차만별입니다. 보건복지부가 대략적인 틀만 만들고, 각 지자체에 자율적으로 제도를 고안하도록 맡겼기 때문이죠. 한 가지 공통된 특징이 있다면(일부 지자체 제외) 지원 대상에 1~2회밖에 선발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보통 영유아발달지원 바우처는 단 1회, 아동·청소년 정서발달지원바우처와 아동·청소년 심리지원바우처는 2회만 선발될 수 있습니다. 금쪽이 세 자녀를 둔 정연 씨는 바로 이 점 때문에 치료를 중단하는 일이 잦았습니다.
광주 광산구에 거주하는 정연 씨는 4명의 자녀 중 3명이 ADHD를 앓고 있습니다. 이 중 셋째 아들인 연우는 ADHD 뿐만 아니라 경계성난독증 진단도 추가로 받았습니다. 정연 씨 가정은 의료급여, 주거급여 대상이 될 만큼 넉넉지 못한 형편이라 아동·청소년 심리지원서비스 바우처를 신청했습니다. 정연 씨는 4년 연속으로 바우처를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단 1회를 제외하고는 모두 탈락했습니다. 정신질환은 연속성 있는 치료가 중요하지만, 연우는 바우처 지원이 끊길 때마다 3~6개월씩 치료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정연 씨는 말했습니다. “제가 부담할 수 있는 금액이 한계가 있으니까 중간중간 치료를 멈춰야했죠. 그런데 그게 아이한테는 오히려 더 큰 고통이었어요. 상담선생님과 라포가 형성되어서 이제 본인의 속마음을 이야기하고 상담선생님의 피드백을 행동으로 옮기려고 노력하던 차였는데 치료가 끊겨 상담을 못 받게 되니까. 치료를 중단할 때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느낌이었죠.”
어떤 지역에 사느냐에 따라 지원 내용도 천차만별이라는 점도 문제입니다. 아동·청소년심리지원서비스 바우처를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이렇게 어디에 사느냐에 따라 지원 가능 여부, 지원 금액, 지원 내용이 눈에 띄게 달라집니다.
그럼 전국 기준중위소득 180% 이하 가정의 아동·청소년에 공통되게 지급되는 발달재활바우처는 어떨까요?
이 바우처의 문제는 서비스단가가 터무니없이 낮다는 것입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바우처 단가는 월 8회(주 2회), 회당 3만 원을 기준으로 책정됐습니다. 이 단가는 바우처가 생긴 이래 쭉 2만7500원이다가, 올해 들어서야 처음 3만 원으로 올랐습니다.
그런데 이 단가는 현실적인 시세를 반영하고 있을까요? 서비스 제공기관의 실제 단가입니다. 3만 원 이하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나머지 부담은 본인 몫으로 고스란히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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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쪽이들은 어디서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일일이 스스로 찾아야 합니다. 금쪽이의 부모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8살 도영이 어머니 인해 씨 “대부분의 부모들이 어디서 정보를 알아야 하는지 몰라서, 인터넷으로 검색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엔 개인의 주관적 경험과 광고 등이 산재하다 보니 정보의 정확성을 믿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정신질환에 대한 수많은 오해와 진실을 정확히 알려주는 곳이 하나 없고, 통일되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가 없다 보니 누구 말이 맞니 틀리니 하며 종종 인터넷상에서 언쟁도 벌어지기도 합니다.”
12살 연우 어머니 정연 씨 “학교 내 선생님의 성향에 따라 정보를 제공받고, 받지 못하는 차이가 생기거나 위 클래스 등의 유무로 정보의 격차가 생기는 것은 옳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아이가 문제가 있는 것 같을 때, 부모가 먼저 학교에 관련 지원이 있는지 물어보기란 쉽지 않습니다. 자식의 아픔을 적나라하게 보여줘야 하니까요.”
10살 주안이, 8살 하윤이 어머니 민선 씨 “지금 우리나라의 시스템은 부모가 치료 정보를 미친듯이 알아보고, 어마어마한 시간과 돈을 투자해 아이의 치료에 전폭적으로 지원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스템입니다. 지금은 부모가 스스로 찾아내서 허덕여야 하는 구조입니다."
1억 넘게 들여 자녀 ADHD를 해결한 엄마 김정현 씨는 경제적
여유가 없었다면 완치까지 완주해내지 못했을 것이라고 합니다.
‘가난한 금쪽이’ 나영이 엄마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몸과 마음이 건강한 성인인데도 다른 사람들의 피와 땀으로 낸 세금으로 도움 받고 수급자로 살아간다는 것을 저도 부끄럽게 여기고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은 다릅니다. 아이들은 자신들의 탓으로 가난한 것이 아니며 누구든 평등한 교육과 치료를 받을 권리가 있습니다. 정신건강 문제로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학교와 지역사회가 꾸준히 체계적으로 지원을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요."
학생의 정서·행동 발달상의 문제를 발견하고 악화를 사전 예방하기 위해 매년 초등학교 1·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행하는 검사입니다. 검사 이후 일반군, 관심군(자살위험군 포함)으로 나뉘게 됩니다.
행동정서행동특성검사 예시를 볼까요? 중학생에게 시행되는 검사지입니다.
위(Wee) 프로젝트는 학교, 교육청, 지역사회가 연계하여 학생들의 학교생활을 지원하는 다중의 통합지원 서비스망입니다. 학교에는 위(Wee) 클래스가 있고, 교육지원청에는 위(Wee) 센터가 있습니다. 교육청에는 위(Wee) 스쿨, 가정·병원형 위(Wee) 센터 등이 개설되어 있습니다. 즉 학교 내 상담교실인 위 클래스는 학생들의 정신건강을 위한 1차 안전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학교폭력예방법 관련 규정제14조 ① 학교의 장은 학교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상담실을 설치하고, 「초·중등교육법」 제19조의2에 따라 전문상담교사를 둔다.
초·중등교육법 관련 규정제19조의2 ① 학교에 전문상담교사를 두거나 시·도 교육행정기관에 「교육공무원법」 제22조의2에 따라 전문상담순회교사를 둔다.
지역사회 내에서 주민들에게 정신건강과 관련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공기관으로, 시∙도에는 광역 정신건강복지센터, 시∙군∙구에는 기초 정신건강복지센터가 있다.
영유아발달지원바우처는 기준 중위소득 140% 이하 가정 만 0~6세 아동 중 발달평가 결과 추후 검사 필요 등급을 받은 영유아 등에게 지원되는 바우처입니다.
아동・청소년정서바우처는 기준 중위소득 140% 이하 가정 만 7~18세 아동・청소년 중 학교장, 정신보건센터장이 추천하는 학교부적응 및 정서·행동 문제, 문화적 소외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동 등에게 제공됩니다.
아동·청소년 심리지원바우처는 기준 중위소득 160%이하 가정의 만 18세 이하 아동・청소년 중 다음 조건에 해당되는 대상에게 제공됩니다. ①주의력결핍 및 과잉행동장애(ADHD) ②정서적 문제: 불안, 우울, 공포, 불안정 애착 등 ③사회성 결여: 사회적 위축, 자기표현 및 대인관계의 어려움 ④발달장애 경계: 언어 및 인지문제 ⑤반항, 품행장애, 비행 등 기타 종합심리검사를 통해 문제로 파악된 경우
만 18세 미만 장애 아동(뇌병변, 지적, 자폐성, 청각, 시각, 언어 장애)의 언어·청능·미술심리재활·음악재활·행동·놀이심리·감각발달재활·운동발달재활·심리운동 등 발달재활 치료에 쓰입니다. 지난해 기준 9만1044명이 이 바우처를 이용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