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팝비평>영화‘서버비아’의 사운드트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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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서버비아’의 사운드트랙은 현재 록음악계에서 가장 진취적 사운드를 자랑하는 아티스트들이 대거 참여한 앨범이다. 수록곡 전체의 분위기는 진보적 성향을 드러내는 영화의 철학을 효과적으로 받쳐주고 있다.

‘서버비아’는 ‘슬래커’와‘데이즈드 앤드 컨퓨즈드’등의 영화로 잘 알려진 리처드 링크레이터의 연출작으로 젊은층의 폭발적 지지를 받고 있는 작가 에릭 보고시안의 희곡을 영화로 옮긴 것이다.

지난 해 뉴욕 영화제에서 처음 소개된 이작품은 올해 1월 진보적 영화제인 선댄스 영화제의 오프닝 작으로 초청된 바 있다. 이 영화는 텍사스주의 7명의 젊은이들이 하룻 밤에 겪는 일을 통해 이들의 허망한 꿈과 좌절을 그려내고 있다.

총 14개의 주옥같은 곡들이 실린 ‘서버비아’의 사운드트랙은 현대 젊은이들의 불안과 절망감을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다. 뉴욕의 아방가르드/언더그라운드 밴드인 소닉 유스를 비롯한 아티스트 대부분은 성공과는 거리가 먼 인디적인 사운드를 들려준다.

오리지널 스코어까지 담당한 소닉 유스는 리더 서스턴 무어의 솔로곡까지 포함, 총4곡을 선사한다. ‘비-비스송’과 ‘선데이’,‘타블라 인 서버비아’,‘사이킥 하트’는 어두운 분위기와 낙오자적 정서로 똘똘 뭉친 이들의 실험적인 면모를 잘 드러내고 있다.

가장 대중적 관심을 끄는 곡은 뭐니뭐니해도 난생 처음으로 영화음악에 참여한 벡의 ‘훼더 인 유어 캡’이다. 비정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이 곡은 원래 그의 두번째 앨범인 ‘오딜레이’를 위해 리코딩됐으나 마지막 선곡에서 제외된 바 있다. 포크와 블루스, 힙합 등의 혼합된 사운드를 내세우는 벡은 지난 번 그래미에서 ‘최우수 록 보컬’부문 트로피를 수상했다.

이외에도 그룹 페이브먼트의 스티븐 말크머스와 그룹 일라스티카의 합작품인 ‘언허드 뮤직,벗홀 서퍼스의 휴먼 캐논볼 등이 담긴 서버비아의 사운드트랙은 가장 비주류적인 록음악의 진수를 자랑한다. 그렇기 때문에 위대한 앨범임에도 불구하고 그리 큰 대중적 지지는 얻지 못하고 있다.
(이무영 : 팝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