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실 -MBC 새 주말극 ‘장미와 콩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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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고양시 삼송동 인근의 잔디마당을 가진 한 전원주택. 푸른기를 머금기 시작한 잔디밭에는 촬영장비가 어지럽다. 제작진이 ‘최진실인데 걱정할 것 있겠느냐’면서 느긋함을 보이고 있는 MBC의 새 주말극 ‘장미와 콩나물’(13일부터 방송. 정성주 극본 안판석 연출)의 촬영현장이다.

최진실에 대해 “언제적 최진실인데”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래도 최진실이다”라는 말을 들을 만하다는 것이 제작진의 주장이다. 톡 쏘는 맛에 익숙해질 무렵이면 삶에 진득해진 모습도 드러낼 줄 알 정도로 진짜 연기에 물이 올랐다는 것이다.

“캐스팅됐을 때 제작팀에게 영화 ‘마요네즈’에서 어머니 아버지로 공연했던 김혜자, 김성겸선생님이랑 같이 하고 싶다고 부탁했어요. 제작초반부터 호흡 맞추느라 고생할 필요가 없는 분들이거든요. 호흡이 맞기로는 상대역인 둘째아들 영대로 등장하는 손창민씨도 마찬가지입니다. 손창민씨는 지난해 방송됐던 MBC 미니시리즈 ‘추억’을 비롯해 이미 세번째 같이 드라마를 하는 사이예요.” 최진실이 함께 연기할 주변 사람들을 이렇게 챙기는 이유가 있다.

“미니시리즈는 주인공이 확연히 구분되기 때문에 배역의 성격창조에 특히 신경을 기울여야 해요. 그러나 주말극과 같이 50회 이상 계속되는 연속극은 인물보다 전체 이야기의 흐름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같이 출연하는 등장인물들과 조화를 이루어 이야기의 흐름에 잘 따라가는 것이 핵심이죠.” 혼자 튀어나 보이면 자칫 연속극을 망칠 수도 있다는 말이 연기자로서의 성숙한 모습을 엿보게 한다. 그러나 최진실은 연기자로서뿐 아니라 자연인 최진실로서도 크게 성숙해졌다는 느낌이다.

“요즘 계속해서 신혼주부 역을 많이 맡게 돼요. 97년부터 지난해까지 상종가를 친 주말극 ‘그대 그리고 나’에서 맡은 역도 신혼의 맏며느리역이었고요. 그런데 이제 그런 역이 편하고 실제로도 그렇게 살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어요.” ‘장미와 콩나물’은 결혼전 장미처럼 아름다운 결혼생활을 꿈꾸는 여자가 결혼후에 콩나물같이 생활에 눅진하게 젖어드는 이야기를 그릴 계획이다. 작가 정성주씨의 말처럼 일상생활의 소중함을 보여주겠다는 것이 기획의도다. 최진실이 보여줄 일상생활은 어떨까.

“시아버지는 소리만 지르고, 시어머니는 남편한테 기를 펴지 못하고, 남편은 예술한다고 아내의 퇴직금까지 가져가고, 결국 둘째 며느리인데도 시댁에 들어가서 간단치 않은 시동생 등 시댁식구들과 살아야 되는데 쉽겠습니까. 그래도 시어머니가 살아온 대로는 살아가지 않겠지요. 신세대 주부의 당찬 시집가꾸기를 보여드리겠습니다.” <김사승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