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5선언 南北새지평>재계 수행원 방북소감-손길승 SK회장

경제공동委 설치…정부가 나서야

손길승(孫吉丞)SK회장은 “남북경제공동위원회를 설치, 기업인들이 정부 당국자와 함께 경제협력사업을 진행해나가야 한다”면서 “개별기업 차원보다 정부와 재계가 합동으로 남북경협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회장은 16일 오전 8시 서울 서초동 삼호아파트 자택 앞에서 20여분동안 기자와 만나 북한방문의 흥분과 피로가 채 가시지 않은 듯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이같이 자신의 소신을 피력했다.

그는 남북 경협과 관련, “남북은 서로 체제와 이념이 다르기 때문에 개별적인 경협추진은 어렵다”고 전제한 뒤 “우선 투자보장 및 이중과세방지 협정, 신변안전보장, 청산결제절차등 제도적 장치를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회장은 SK의 에너지·정보통신 분야의 경협방안에 대해 “이번 방문은 그만큼 구체적인 논의를 전개할 자리가 아니었다”면서 “구체적인 내부 구상은 갖고 있지만 아직 공개할 단계는 아니다”고 말했다.

손회장은 방북소감에 대해 “경제·식량위기에서 탈출한 뒤 북한이 자신감을 회복한 것같은 인상을 받았다”며 “특히 남북이 주변 국가를 지나치게 의식하지 말고 이번에는 우리끼리 한번 잘해보자고 생각하는 듯했다”고 밝혔다.

손회장은 “평양에 체류하는 동안 컴퓨터센터와 닭공장등을 둘러보았다”면서 “컴퓨터센터는 일정 궤도에 오른 것으로 보였고 북한도 컴퓨터분야에는 관심이 많은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손회장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이뤄낸 남북공동선언의 정신을 이어받아 이제는 기업인들이 이를 구체적으로 발전시켜야할 때”라며 “철도등 사회간접자본(SOC)의 구축과 기술훈련등을 시작으로 문제를 하나씩 차근차근 풀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회장은 김정일국방위원장에 대한 인상과 관련, “직설적이고 자신감있게 대화를 풀어나가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노성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