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 클리닉>‘위험한 도피’ 사이버 섹스

사이버 섹스가 점점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한양대 심영희교수팀에 따르면 네티즌 7명중 1명은 성적 흥분이나 만족을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에 사이버섹스에 접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이중 온라인 섹스 파트너를 찾고 싶다는 응답자가 12%, 사이버 섹스를 하다가 상대방과 전화하거나 직접 만난다는 응답자도 5.5%나 됐다.

사이버 섹스에 탐닉하는 사람들은 거의 매일 인터넷을 통해 포르노 영상을 보며 자위행위를 하거나 대화방에서 온라인 섹스를 즐긴다. 사이버상의 섹스파트너와 만나 성관계를 맺다가 가정파탄 등을 맞는 사례도 적지 않다. 올해 미국의 사이버 섹스 중독 대책위원회(NCSAC)가 발표한 사이버 섹스 보고서에 따르면 이혼부부의 약 40%가 인터넷에서 파생된 문제로 인해 이혼을 결심했다고 한다.

일부에서는 사이버 섹스가 다양한 자극을 개발하고, 감각을 고도화하는 차원에서 진보적인 형태의 성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로는 사회적으로 억압된 자아를 익명의 공간에서 실현하고자 하는 도피적인 보상심리에 기인하는 경우가 많아 부정적인 효과가 더 크다. 특히 사이버 섹스의 가장 큰 유혹을 익명성과 순간적인 만족이라고 본다면 대인관계가 소극적인 사람들을 더욱 도피적으로 만드는 도구가 될 수도 있다.

현실과 가상의 간극이 크면 클수록 실제 성생활을 방해하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 즉 상상력과 화려한 시각적 이미지에 빠져버린 사람들에게 현실의 성은 마치 김빠진 맥주일 수밖에 없다. 성적인 자극에 대한 민감도가 정상인보다 훨씬 떨어져 발기부전이나 불감증 등의 부작용을 겪을 수도 있다.

물론 자아가 확실하게 설립된 이들에게는 사이버 섹스가 중독이 아닌 잠깐의 유희에 지나지 않으므로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까지는 없겠지만 아무튼 지나치게 탐닉하는 것은 건강한 성생활을 위해 좋지 않다. /선릉탑비뇨기과원장·〈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