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뒤안길>“감독님, 우리남편 돌려줘요”

농구계의 슈퍼스타 마이클 조던(38)이 이번 시즌에 성공적으로 농구 코트에 복귀했으나 안방에서는 퇴출당할 운명이다. 얼마전 조던의 부인 후아니타(42)가 조던의 가정생활을 문제 삼아 이혼소송을 제기했고 2650억원이란 엄청난 위자료를 요구했다.

조던 부부는 89년 결혼해 조던이 99년 은퇴하기까지 잉꼬부부로 알려졌었다. 그는 99년 2월14일 가족에게로 돌아가기 위해서 은퇴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은퇴했던 조던이 다시 현역으로 복귀했으며 이에 따라 부인의 불만은 커지게 됐다고 한다. 원정 게임을 하기 위해서 조던이 집을 비우는 시간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 농구인들의 부인들은 어떠할까. 농구 선수들의 부인들은 고액 연봉자를 남편으로 맞이해 부러움을 사고 있지만, 사는 형편은 부러움을 살 수 없다. 우선 긴긴 시즌, 그러니까 약 7개월 정도는 독수공방해야 한다. 부인들은 친정으로 옮겨사는 경우도 있고, 혹시나 우리 남편 몸 상하지 않을까 걱정돼 시즌 내내 열심히 보약을 달여 숙소로 나르기도 한다.

선수들은 시즌이 끝난 후 잠시 부인들과의 꿀맛같은 재회를 하고 곧바로 다음 시즌을 대비하기 위한 해외전지 훈련 등 스케줄에 따라야 한다. 그리고 대개 합숙소에서 생활한다.

과거에는 경기가 끝난 후 선수들의 부인들을 모두 초청해서 함께 회식을 하곤 하였다. 술잔이 몇 차례 돌고 나면 진한 농담들이 오간다. 필자가 몸담았던 기업은행의 한 선수는 외아들이었는데 그 부인이 감독에게 “하늘을 봐야 별을 딸 수 있지 않겠느냐”며 “남편을 돌려달라”고 해서 감독을 난처하게 만든 기억도 있다.

아마도 조던의 부인과 두 자녀는 농구의 황제 마이클 조던보다는 가족과 화목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남편과 아빠를 간절히 원했을지 모른다. 지금 우리의 프로농구는 과거 아마추어 시절보다 경기수가 4배 정도는 증가했고 그 만큼 가족과 떨어져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비록 프로라고는 하지만 아직도 숙소에서 합숙을 하고 있는 게 일반적인 실정이다.

이제 한국농구연맹(KBL)과 구단들이 감금과 같은 집단 합숙체제에서 벗어나야 할 때가 됐다. 경기도 하고 가정도 살피며 운동할 수 있는 마음 편한 여건을 조속히 만들어주자.

/정재섭기업은행 서소문지점 Find Lead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