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뒤안길>올스타전 ‘유감’

지난달 27일 잠실체육관에서는 한국농구연맹(KBL)이 주최하는 애니콜 프로농구 올스타전이 열렸다. 이번 올스타전을 위해 KBL 사업팀의 신영락 부장 등은 밤잠을 설쳐가며 머리를 싸매고 준비했다고 한다.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치를 수 있나, 많은 고심을 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는데 정말 사업팀의 수고가 헛되지 않게 미국 프로농구(NBA)에서나 볼 수 있는 진풍경들이 속출, 농구장을 가득 메운 팬들을 흥분시켰다.

덩크슛대회에서 안드레 페리(삼보)는 하늘을 나는 멋진 덩크슛을 터뜨리며 덩크슛왕이 됐다.

그러나 이날의 주인공은 농구팬이었다. 코리아텐더 서포터스로 여수에서 올라와 하프라인 슛 대회에 참석한 주철언(28)씨는 하프라인에서 슛을 던져 림에 공을 넣었다. 주철언씨의 슛 성공으로 축제는 절정으로 치달았고, 주씨는 상금 1000만원을 받는 행운을 누렸다.

올스타 선수들은 체육관을 가득 채운 농구팬들에게 화답이나 하듯 경기를 연장전까지 이끌며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재미있는 경기를 끝낸 뒤 들려오는 뒷이야기가 늘 반가운 건 아니다.

KBL은 이번 올스타전에서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지난 시즌 올스타전에서 보여준 추억의 올드 스타 경기도 펼치려고 했다. 하지만 은퇴한 농구스타들을 섭외하고 코트로 모셔 오기(?)란 여간 힘든 것이 아니었고 결국 도중에 포기하고 말았다고 한다. 은퇴한 농구스타들도 지금의 자리에 있기까지는 열광하는 팬들이 그들의 뒤에 있었다는 점을 간과하는 것 같아 아쉬움이 남는다.

올스타전은 농구인들이 단합하여 팬들을 위한 축제의 장을 만드는 것이지만 경기가 끝날 때까지 대한농구협회의 회장은 물론이고 임원을 한사람도 찾을 수 없었다고 한다.

대한농구협회는 프로농구가 출범하며 KBL과 거리가 멀어진 것이 사실이나 팬들을 위한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었다면 그런 행동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무튼 이번 올스타전은 세심한 준비 덕분에 성황리에 마쳤다. KBL과 대한농구협회 및 농구인 개개인이 이기심을 버리고, 공통의 팬인 농구팬들을 위해 단합된 축제 한마당을 준비한다면 다음 시즌에는 더욱 알찬 올스타전이 될 것이다.

/정재섭 기업은행 서소문지점 Fine Lead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