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뒤안길>운동선수 출신 ‘노장 신병’ 참지 못한 ‘훈련소의 눈물’

프로농구에서는 다른 팀으로의 이적이 가능하고, 또 최근엔 트레이드가 활발해졌다. 그러나 아마추어 시절, 즉 실업 시절에는 다른 팀으로 옮기는 것이 불가능했다. 당시 팀을 옮기는 기회는 국방의 의무를 지키고자 군에 입대하는 게 유일했다.

농구팬들은 농구선수들이 군에 입대하면 훈련도 안 받고 운동만 하면서 편하게 생활하는 것으로 생각하겠지만 정반대다. 선수들은 군에 입대하면 다른 훈련병들과 마찬가지로 기본군사훈련을 받는데 대개 운동선수이기에 더 혹독한 훈련을 견뎌야 한다.

선수들은 보통 대학 4년을 마치고 프로(예전의 실업팀) 1~2년차에 군에 입대한다. 때문에 다른 훈련병들보다 나이가 4~5세 정도는 더 많다. 70년대 말 해병대 농구팀이 있던 시절. 당시 C선수는 운동할 때부터 재수했던 터라 동료들로부터도 형님 대우를 받았다. C는 해병대 농구선수로 입대했는데 진해훈련소에서 6주간의 기본군사훈련을 받았다. 해병대 훈련은 거칠고 힘들다.

운동선수 신병들이 훈련소에 들어오면 조교들은 잔뜩 긴장하곤 한다. 이른바 스타가 들어와 훈련 분위기를 망치지나 않을까 염려한다. 그래서 조교들은 예나 지금이나 운동선수 신병들을 엄하게 대한다. 그해도 마찬가지였고 조교들의 큰형님뻘 되는 C를 조교들은 가혹하게 대했다. 어느날 훈련 도중 운동선수 신병들에게 기합이 가해졌는데 특히 C는 참지 못할 수모를 훈련병들 앞에서 겪었다.

C는 술자리에서 늘, 자기는 그때까지 환희의 눈물은 흘려 보았어도 서러운 눈물을 흘려본 적이 없는데 그때는 참고 또 참으려고 해도 서러움의 눈물이 흘러내렸다고 털어놓곤 한다. 물론 상무에서 뛰었던 필자 역시 같은 경험이 있다.

지금의 상무 농구팀에는 프로에 있다가 군에 입대한 현주엽과 신기성 등 스타들이 즐비하고, 지난 농구대잔치에서는 우승을 차지했다. 프로축구가 상무팀을 프로리그에 참여시킨다는 이야기가 들리고 있다. 우리 프로농구도 상무팀을 포함시켜 프로리그에 활력소로 삼는 한편, 팬들이 그들을 계속 지켜볼 수 있도록 하는 게 어떨까.

/기업은행 성수2가지점 RM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