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한 색과 기하학적 추상美의 조화

전시장을 찾은 누군가가 말했다. “전시작품은 어디에 있어요?” 벽에 걸려있는 밝은 색조의 그림이 흰벽과 잘 분별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첫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그림에서 서서히 연한 색과 기하학적 형태가 도드라지기 시작한다.

서양화가 서승원씨는 서울 노화랑(02-732-3558)에서 오는 28일까지 여는 개인전에서 30년째 추구해온 ‘동시성(同時性)’을 주제로 한 작품을 발표한다. 작가는 근래 기하학적 추상을 통해 구체적 형상이나 이미지 대신 온화한 색 덩어리 속에 색과 빛을 담아내고 있다. 동시성의 대상으로 시간과 공간을 넘어 사색과 명상이란 내면세계를 추구하고 있는 것.

동시성이란 표현 자체는 다소 관념적이지만 실제로 연노랑 연파랑 연회색등 부드럽게 빛나는 색과 단순한 추상 형태가 관람객에게 결코 낯설지 않다. 굳이 작가가 무얼 표현하려 했는지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 전시장 2층 의자에 앉아있다 보면 마치 숲속에서 삼림욕하듯 그림의 색과 형태 속에서 마음이 정화되는 듯한 색다른 체험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