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뒤안길>동양-삼성 ‘뒤바뀐 운명’

올시즌 프로농구의 빅 뉴스로는 꼴찌 동양의 정규시즌 1위를 꼽을 수 있다. 물론 지난 시즌 우승팀 삼성이 정규시즌을 8위로 마쳐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했던 것은 이변으로 꼽을 만하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시즌 전 삼성의 2연패 달성을 의심하지 않았으며, 동양은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면 성공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뚜껑이 열리자 결과는 정반대로 나왔다.

동양은 이번 시즌 팀의 장단점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김진 코치를 새 감독으로 승격시켜 돌풍을 예고하였다. 김 감독은 전희철, 김병철, 박훈근 등에게 팀 플레이에 맞출 것을 부탁했고 감독을 큰형처럼 따르는 이들은 개인 플레이를 자제하면서 팀 플레이에 충실했다. 선수 개개인의 능력에서는 결코 뒤지지 않는 동양이 하위권을 맴돌았던 건 지나친 개인 플레이로 인해 조직력이 흔들렸기 때문이었다. 물론 이번 정규리그 우승은 자기를 희생하는 팀워크가 밑바탕이 됐기에 가능했다.

반면 삼성은 정규리그에서 자신감을 넘어 자만에 빠진 모습을 보여주곤 했다. 김동광 감독은 그런 선수들의 그릇된 정신자세를 다잡으려고 무던히 애썼으나 결국 통제하지 못했다.

두 팀의 상반된 성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5명이 하는 농구에서 자기를 희생하는 조직력이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를 우리는 동양과 삼성의 엇갈린 운명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리고 어느 정도는 필요하지만 자신감이 지나쳐 자만심으로 이어질 때는 예측 못한 결과가 발생한다는 사실 또한 알 수 있다.

플레이오프가 한창인 이때 유명스타와 감독들의 성실하고 헌신적인 플레이를 주문해보고자 한다.

/정재섭 기업은행 성수2가지점 RM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