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없는 한국을 위하여-뿌리깊은 학맥·인맥 편견>“올바른 인사평가가 기업장래 좌우한다”

“기업내 공정한 평가기준을 마련하고 부당한 평가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인사위원회’를 설치해야 합니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노동경제연구원 김환일 박사는 기업내에 올바른 평가기준을 마련하는 것이 ‘공정한 인사관리’를 위한 최우선 과제라고 지적한다.

김 박사는 한국기업들도 학력, 성별, 근속년수 등 ‘연공서열’위주에서 능력위주의 경쟁체계인 연봉제 도입으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지만 어설픈 평가체계는 또다른 차별을 낳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는 “기업내에서의 고용, 보상, 승진, 임금 등이 유기적으로 연관돼 있다”면서 “우리 기업들의 경우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진입 이후 경쟁적으로 연봉제를 도입했지만 체계적이고 세부적인 평가제도를 갖추지 못한 채 비용 부담때문에 ‘직무분석’조차 제대로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사업단위별 적정한 인원배분과 노동강도, 사기관리 등 여러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평가에 있어서도 단기적 성과 위주의 평가 보다는 균형된 성과평가기록(BSC)을 도입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그는 “지난 94년 후지쓰가 단기적인 재무성과 위주로만 승진인사를 단행한 결과 관리능력과 리더십이 부족한 인사가 발탁돼 오히려 기업의 이익이 감소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면서 “기업의 장기 경쟁력 측면에서도 균형된 성과평가기록으로 격변하는 환경변화에 적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평가에 개입될 수 있는 ‘주관성’을 극복하기 위해 인사위원회나 소송제도의 보장 등 기업의 투명성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내 학벌차별과 관련해 “기업들이 적성검사 등을 철저히 해 그 기업문화와 궁합에 맞는 인재를 찾을 경우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며 “최근의 고학력·고기능 인력들이 기업문화 부적응으로 이직하는 비율이 높은 이유를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방승배기자 bsb@munhw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