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없는 한국을 위하여-비정규직 근로자>인터뷰-한국 비정규직 노동센터 박승흡 소장

‘동일노동, 동일임금. 결코 노동자들의 혁명적 요구가 아닙니다. 한 사회가 운영되는 데 있어서 필요한 상식적이고 보편적인 기준일 뿐입니다.’

지난 2000년 문을 연 비정규직 노동자 지원단체인 한국 비정규직 노동센터 박승흡(40)소장은 노동자 계층간의 임금격차 확대는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할 수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경고했다.

―현재 국내 비정규 노동자 현황은.

“전체 1300만 노동자 가운데 비정규직이 737만명(55.7%)이다. 특히 여성의 비정규직 비율은 70%를 넘는다. 임금은 정규직의 53% 수준에 불과하다. 이들의 가장 큰 문제는 언제 해고될지 모른다는 것이다. 거의 모든 기업들이 정규직 채용을 오히려 예외적인 상황으로 규정하고 있다. 기업경영조차 투기적인 양상을 띠면서 비정규직을 희생양으로 삼고 있는 것이다. 엄격한 사회적 기준을 세우지 않으면 상황은 계속 나빠질 것이다.”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가 사회에 끼치는 악영향은.

“노동자들이 당하는 고통이 무엇보다 크다. 기업들은 내수기반의 구조적인 침체로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치게 될 것이다. 또 불평등과 사회적 소외가 구조화되고 있다. 경제발전의 성과가 사회 구성원들에게 골고루 나눠지지 않고 있으며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조차 개인과 가족에게 그 책임이 전가되고 있다. 앞으로는 지역분열이 아닌 계층간 격차가 가장 큰 장애물로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대책은.

“노동자를 쓸 때는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정규고용이 원칙이 되어야 한다. 기업주들의 편향적인 시각을 깨고 정부 정책의 초점을 힘없는 취약 계층에 맞추는 것도 중요하다. 유럽 국가들처럼 법률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 좋다. 이를 위해 2년 넘게 방치되고 있는 비정규직 보호법 개정안의 통과가 시급하다.”

―비정규직노동센터의 활동방향은.

“앞으로도 비정규직노동센터는 인권과 민주주의의 관점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대변할 것이다. 기존의 제도를 바꿔나가는 노력을 병행할 것이다. 여러 시민사회 단체와의 연대를 통해 설득력 있는 대안을 제시하고 사회 구성원들의 동참을 호소할 것이다.”

/김상훈기자 shkim@munhw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