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춘문예 동화부문 심사평]다소 평범하지만 ‘완성도’높아

올해의 응모작은 총 142편이었다. 응모편수는 작년과 비슷했지만 응모작들의 수준은 작년보다 월등히 좋아져서 당선작을 가리기가 아주 힘들었다.

전체적인 경향을 보면, 동심을 예찬한 관념적인 작품들은 거의 없어졌고 어린이의 심리묘사가 뛰어난 작품이 많았다. 그래도 단편으로서의 완벽한 구성과 긴장미를 보여주는 작품은 드물었다.

하지만 이만한 변화는 최근 아동문학에 대한 우리 사회의 관심을 반영하는 것인 만큼 심사위원들은 즐거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여 당선작을 가렸다.

본심에 오른 작품은 방미진의 ‘오빠의 닭’, 양승현의 ‘이어달리기’, 강정연의 ‘누렁이, 자살하다’였다.

세 편 모두 문장력은 단단했고 어린이의 세계도 정확하게 그려내었지만 약간의 흠들이 있었다.

‘오빠의 닭’은 오빠의 애완용 닭을 식구들이 잡아먹는 이야기인데 닭을 잡아먹은 것을 안 후 오빠의 행동이 석연치 않아, 클라이맥스를 향하는 긴장감과 결말이 부실했다.

도난사건을 다룬 ‘이어달리기’는 무엇보다 경쾌한 것이 장점이다. 이혼, 아동학대, 성추행, 장애아 등등의 어두운 문제들을 다룬 작품이 대다수였는데 탐정이 되고 싶은 주인공이 끌어가는 이야기는 산뜻하기까지 해보였다.

하지만 도난사건이 너무 싱겁게 마무리되어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바가 뚜렷하지 못하고 가볍게 끝나버린 점이 아쉬웠다.

이 두 작품이 지닌 이런 결점들에 비해 ‘누렁이, 자살하다’는 별다른 흠이 없었다. 부모의 이혼이라는 어른들의 문제는 배경으로 밀려나고 외로워진 아이가 떠돌이 개에게 집착하는 이야기가 담담하게 그려져 있었다.

그러나 위의 두 작품이 거칠지만 힘이 있는 데에 비해서 이 작품은 특별한 결점은 없지만 다소 평범했다.

이 세 작품을 놓고 심사위원들은 무척 고심했으나 결국 가장 ‘완성’된 ‘누렁이, 자살하다’를 당선작으로 결정하는 데에 합의했다.

당선자에게 축하를, 그리고 낙선자들에게 격려를 보내며 모두의 건필을 빈다.

아동문학평론가 김서정·최윤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