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성만이 수상 기준”

한국대중음악상이 국내 대중음악계에 적잖은 기대와 논란을 불러오고 있다. 특히 지난달 28일 1차 후보자 명단이 발표된 이후 대중음악계 관계자들과 팬들 사이에서는 “기존의 가요상과는 다른 것 같아 기대된다”는 반응이 있는 반면 “좋은 음악에 대한 객관적 기준을 과연 정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만만치 않다. 이와 관련, 한국대중음악상 선정위원회 위원장인 김창남(사진)성공회대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대중음악상이 정말 대중음악계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보는가.

“기여하기를 바란다. 적어도 이 상이 생김으로 해서 대중이 전혀 접할 기회를 가질 수 없었던 가수들의 음악이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긍정적 기여가 되지 않겠는가.”

―이 상에 대해 벌써 많은 논란이 있다. 가령 ‘주류는 완전히 배제한다’거나 ‘대중음악상에 대중이 없다’는 식의 지적이 그것이다.

“이 상은 기존 가요상의 수상 기준을 바꿔보자는 것이다. ‘음악’을 기준으로 해서 상을 주자는 말이다. 음악적 평가에 주류나 비주류의 구분이 있을 수 없다. 단지 상대적으로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고 매체를 탈 기회를 많이 가졌던, 이른바 주류의 프리미엄이 상대적으로 사라지는 것이기 때문에 그런 오해들이 있을 수 있다. 이게 무슨 국회의원 낙천 낙선 운동도 아니고 주류 가수라고 해서 상을 주지 않는다는 건 절대 있을 수 없다. 주류도 음악으로 평가받는 것이고 얼마든지 상을 받을 수 있다.”

―지난번 기자회견에서 연말 가요상이 제대로 된 음악상이 아니라고 말했는데 그 상들도 나름대로 객관적인 기준으로 시상한다. 그 기준이 잘못됐다는 것인가.

“가령 MBC 10대 가수 가요제에서 가수왕의 공식 명칭은 최고인기가수상이다. 가장 인기있는 가수에게 주어지는 상이란 뜻이고 그런 면에서는 의미있는 상이다. 그걸 부정하는 게 아니다. 단지 우리는 그것과는 달리 음악성으로 상을 주자는 것이고 그 기준의 차이일 뿐이다.”

―선정위가 말하는 음악적 진정성이나 음악적 질이라고 하는 건 주관적인 잣대 아닌가. 이걸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음악이라는 분야에 어차피 절대적인 객관성이라는 것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객관성에 좀더 가깝게 가기 위해서 주관적인 여러 잣대들을 투명하게 체계화하는 것이다. 우리도 우리 방식으로 이걸 만들어가는 중이다. 선정위원들의 개인적인 취향이나 가치 기준이 각자 다르기 때문에 서로 그걸 인정하는 선에서 토론과 합의를 통해 가능한 한 공통분모를 잡아내고, 상호주관적 객관성을 확보해가는 그런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 점에 대해서는 100% 완결된 답안을 갖고 있다고 보지 않는다. 첫 시도라는 점에서 앞으로도 여러 방면으로 연구, 검토, 변화돼야 할 과제다.”

이승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