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마다 기업도시 유치전

“강원도 원주는 전국에서 수도권과 신행정수도권 접근성이 가장 탁월한 곳입니다. 부지가격 역시 저렴하고 청정자연환경과 남북교류의 거점이기도 합니다.”

지난달 15일 서울의 한 호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주최한 ‘기업도시 건설 희망지역 입지여건 발표’ 행사에 강원도 관계자가 나와 ‘왜 원주에 기업도시가 입주해야 하는가’라는 설명을 해나갔다. 이어 전북, 전남, 경북, 경남, 제주도 관계자들이 차례로 나섰다. 모두 자기들 도가 기업도시 건설의 최적지라는 주장을 내세웠다.

특히 각 자치단체는 기업도시 유치 설명과정에서 각종 행정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약속을 쏟아냈다. One―Stop서비스 체계 구축, 창업과 공장 설립허가 최단시간내 처리, 산·학·연·관 협력지원체제 구축, 조세감면, 국·공유재산 임대 및 매각, 도로·전기시설 지원, 규제완화 등 다양한 지원약속이 쏟아져 나왔다. 오기만 한다면 못해줄 것이 없다는 것이었다.

각 자치단체가 이처럼 서로 앞다퉈 기업도시 유치에 나서는 이유는 간단하다. 기업도시가 들어설 경우 지역경제가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실제 미국 실리콘밸리의 경우 9000여개의 하이테크 기업이 입주, 지역총생산 규모가 한국 국민총생산(GDP)의 50%에 달하는 2050억달러나 된다(2001년 기준). 또 유럽 최대의 정보기술(IT) 밸리로 꼽히는 스웨덴 시스타는 800여개사에 2만8000여명의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고용창출 효과 역시 간단치 않다는 것을 바로 알 수 있다. 전경련 류재준 기업도시 T/F팀장은 자치단체들의 적극적인 기업도시 유치에 대해 “침체된 지역경제를 살리고 기업도시를 통한 지역특성화를 도모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지자체들이 이미 기업들과 개별접촉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교만기자 diki@munhwa.com